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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들이 받은 상금 140만달러 어디에 썼을까

노벨상 수상자들이 받은 상금 140만달러 어디에 썼을까

Posted October. 17, 20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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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수상의 영예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140만 달러(약 16억2000만원)라는 거액의 상금을 어디에 써야 하느냐는 행복한 고민거리가 함께 따라온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금 전액을 복수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용처는 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국 뉴욕타임스는 블로그 코커스(The Caucus)를 통해 상금을 어디에 쓰면 좋을지 독자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세계 평화를 위해 써야 한다는 정답과 함께 부채 탕감을 위해 재무부에 기부해야 한다거나 실업자나 파산 가정 돕기에 써야 한다는 경제위기를 반영한 의견들도 쏟아지고 있다. 퇴임 후를 대비해 오바마 대통령이 가져야 한다는 소수 견해도 있다.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경우 상의 성격상 상금의 전액 혹은 일부를 공익재단에 기부함으로써 사회에 환원한 경우가 적지 않다.

앨 고어 전 미국 대통령(2007년)은 상금 전액을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2002년)은 상금의 대부분을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카터센터와 로절린 카터 연구소에 내놓았다. 미국의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1964년)는 인권운동단체에 기부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2000년)도 3억 원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1906년)은 임기 중 시상식 참석을 이유로 유럽에 갈 수 없다며 상금 수령을 미뤘다. 퇴임 후에야 상금을 받은 그는 일부를 평화관련재단에 기부했고 나머지는 이탈리아 적십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처제를 포함해 신뢰할 수 있는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평화상 수상자들 가운데 이례적으로 우드로 윌슨 전 미국 대통령(1920년)은 퇴임 이후를 대비해 스웨덴의 은행에 목돈을 맡기고 연 5%의 이자소득을 받았다.

평화상을 제외한 다른 부문 수상자들의 상금 용처는 다양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921년 물리학상)은 상대성이론 논문 작성을 도왔던 전 부인 밀레바 마리치에게 상금을 고스란히 건네야 했다. 다른 여자와 간통한 사실이 들통 나 마리치와 이혼하면서 노벨상을 타면 상금을 위자료로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

오스트리아의 여류 소설가 엘프리데 옐리네크(2004년 문학상)는 노벨상이 그에게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재정적 독립이라고 답해 상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탈리아 태생의 프랑코 모딜리아니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1985년 경제학상)는 요트 구입, 독일 태생의 볼프강 케테를레 MIT 교수(2001년 물리학상)는 내 집 마련과 자녀 교육에 상금을 썼다.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폴 그린가드 미국 록펠러대 교수는 상금으로 자신을 낳다 사망한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펄 마이스터 그린가드 상을 제정해 감동을 주었다.



김아연 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