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일, 8•30 총선 선거전 돌입 민주 지지율 자민의 2배

일, 8•30 총선 선거전 돌입 민주 지지율 자민의 2배

Posted August. 19, 2009 08:45,   

ENGLISH

일본의 830총선이 18일 공시되면서 12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자민당 지지율의 2배가 넘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5, 16일 실시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41%, 아소 다로() 총리가 20%로 나타났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면서 일본 정치 경제의 기존 역학관계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자민당과 대표적 재계단체 경단련()의 관계 재설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권을 잡아도 정치헌금을 더 달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종전처럼 자민당에 정치헌금을 몰아주지만 않는다면. 일본 민주당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4일 재계단체인 경단련과의 정책설명회에서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해마다 재계로부터 자민당 정치헌금의 3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정치헌금을 받아온 데 대한 서운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좌중에는 폭소가 쏟아졌지만 이를 지켜보는 경단련 간부들은 좌불안석이었다.

경단련은 이달 초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통상 정책설명회를 연 직후 각 당에 대한 정책평가를 하던 관례를 깨고 평가를 두 달 뒤로 늦춘 것.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1955년 자민당 창립 이후 찰떡공조를 과시해온 경단련이 총선을 앞두고 등거리 외교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변화 불가피

경단련과 자민당의 공조 관계는 뿌리가 깊다.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보수대연합을 구축한 이후 경단련은 자유주의 경제를 사수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옛 사회당과 대치하는 자민당을 지원해 왔다. 선거 때마다 돈과 표를 몰아주고 그 대가로 재계의 요구를 정책으로 반영시켜 왔다. 정치헌금의 기준이 되는 정책평가에서 자민당은 대부분 A학점을 받았지만 민주당은 평균 이하인 C학점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2007년도 자민당이 모집한 정치헌금이 29억1000만 엔인데 비해 민주당은 8000만 엔에 그친 것은 경단련과 자민당의 협조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민에 빠진 경단련

민주당은 벌써부터 경단련과의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와 각종 업계단체, 기업 또는 국민이라는 3층 구조로 돼 있는 일본의 기존 사회구조를 정부와 국민(또는 기업)을 직접 잇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부와 국민(또는 기업)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해온 업계단체가 존재감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지경에 처한 것이다. 경단련 측은 모든 게 분명했던 기존 질서가 미궁에 빠졌다면서 얼굴은 여전히 자민당을 향하고 있지만 눈은 어디에 둬야 할지 초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