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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부동산 시장, 규제 선회에 설상가상

양극화 부동산 시장, 규제 선회에 설상가상

Posted July. 27, 200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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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이사철이 지나자 거래가 완전히 끊겼어요. 중개업소들은 굶어죽게 생겼다니까요.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이곳에서는 다들 한숨만 쉽니다.(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미래공인중개사사무소 김장현 대표)

부동산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 등은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늘었지만 서울 강북 지역을 비롯해 경기 의정부 남양주시 등은 가격과 거래량이 크게 하락했다.

26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24일 현재 아파트 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 강남구는 8.90%, 송파구는 10.68%가 각각 올랐다. 서초구(4.89%)와 양천구(5.72%)도 상승했다. 반면 강북구(2.77%)와 동작구(2.18%) 성북구(1.56%) 등은 하락했다. 경기 지역에서도 성남시 분당신도시(0.01%)와 안양시 평촌신도시(0.74%) 등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지만 광주시(4.34%)와 동두천시(5.89%) 등은 큰 폭으로 내렸다.

재건축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간 격차도 크다. 이 기간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는 평균 20.28%나 올랐지만 일반 아파트는 1.28% 상승에 그쳤다.

거래량 역시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난다. 지난해와 올해 15월 아파트 거래량을 비교하면 강남구(83%)와 서초구(87%) 등은 많이 늘었다. 하지만 노원구(65%)와 도봉구(72%)를 비롯해 의정부시(85%) 포천시(77%) 등은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는 등 규제 쪽으로 정책을 선회하자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은 지역 거주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남양주시 진접읍에 사는 최모 씨(39)는 아이 교육 때문에 서울로 이사 가려고 지난해 11월 아파트(152m)를 7000만 원이나 낮춰 2억6000만 원에 내놓았지만 문의가 전혀 없어 답답하다며 강남 등 일부만 집값이 올랐을 뿐인데 정부가 대출을 조여 집값이 더 떨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부동산시장이 지역별, 상품별로 온도차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달아오른 부동산시장은 열기가 주춤해지는 정도에 그쳤지만 시장이 회복되지 못한 지역은 더 가라앉고 있다고 분석했다. 함 실장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경우 최근 가격 급등에서 소외된 지역의 부동산시장은 더 심한 침체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림 정혜진 aryssong@donga.com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