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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상파TV로는 진실을 알 수 없는 세상

[사설] 지상파TV로는 진실을 알 수 없는 세상

Posted July. 01, 2009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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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의 TV 뉴스가 사건의 한쪽 측면만 부각시켜 진실을 왜곡하는 편파성, 불공정성이 더욱 중증()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광장에서는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좌파 세력들이 610항쟁 22주년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인근 태평로까지 점거해 도심 교통을 마비시킨 명백한 불법 집회였다. 그 다음날인 11일 KBS MBC SBS 등 지상파TV의 저녁뉴스는 경찰이 집회 참가자를 폭행하는 등 강경 진압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앵커가 해당 뉴스를 소개하는 초기화면에는 방패로 찍었다(MBC)는 선정적인 제목이 붙었다.

KBS 9시뉴스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방패를 사용해 집회 참가자의 머리를 내리치는 화면을 보여준 뒤 (참가자가) 땅바닥에 그대로 고꾸라졌다고 자극적으로 전했다. 아울러 피해자라는 사람을 내세워 느닷없이 방패로 그 많은 인원들(경찰을 지칭)이 밀어붙이면서 군홧발로 밟고라는 인터뷰를 내보냈다.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는 상습 시위꾼들이 포함된 불법시위 참가자를 시민이라고 계속 부르면서 경찰의 진압 장면을 집중 방영했다. 좌파 인터넷 매체도 입을 맞추듯 똑같이 보도했다. 이들의 보도만 보면 사건의 진실은 국민의 경찰이 선량한 시민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이었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이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당시 시위대가 경찰에 가했던 폭력도 심각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시위대들이 경찰을 붙잡아 무차별 폭행을 가하거나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도로를 정리하는 교통경찰에게도 주먹을 날리는 광경이 들어있었다. 이날 시위에선 경찰 15명이 시위참가자에게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 시위대 어느 쪽의 폭력이 더 심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방송 뉴스는 시위의 한쪽 측면만을 보도한 것이었다.

뉴스가 나간 뒤 지상파TV의 홈페이지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냥개들이 한 건 했네 깡패나 경찰이나 똑같네 같은 경찰을 비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경찰도 시위대로부터 폭행당했다는 내용을 같이 전했다면 반응은 달랐을 것이다. 지상파TV만 보아서는 그릇된 판단을 하거나 진실을 파악할 수 없는 세상이다.

이 한 가지 사례를 통해서도 국회가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당위성이 드러난다. 방송의 문호를 넓히는 입법을 통해 좌()편향 매체가 지배하는 방송계에 다른 시각과 관점을 지닌 방송을 진입하도록 함으로써 시청자들이 진실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