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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벗은 맨시티 두고보자, 맨유

Posted June. 18, 20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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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설움을 털어낼 수 있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시티의 역사는 꽤 깊다. 1880년 창설된 세인트 마크스가 팀의 전신. 1894년 지금의 맨시티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창단 뒤 리그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맨시티가 전성기를 맞이한 건 1960년대 말이다. 조 머셔 감독이 부임한 뒤 1968년 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이후 맨시티는 끝없는 침체기에 접어든다. 열악한 재정이 맨시티의 발목을 잡았다. 맨시티 팬들은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선수를 뺏기는 수모를 지켜보며 눈물을 삼켰다.

긴 설움을 겪어서일까. 팬들은 20072008시즌을 앞두고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맨시티 구단주가 되자 환영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선 탁신 전 총리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지만 그의 지갑이 구단에 힘을 실어 줄 것이란 기대가 더 높았다. 20082009시즌을 앞두곤 더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아랍에미리트 투자그룹의 술라이만 알파힘이 맨시티를 다시 인수했다. 돈이 없어 서럽던 구단은 단숨에 리얼 부자로 불리게 됐다.

이후 맨시티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은 입을 벌어지게 만들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웨인 브리지, 크레이그 벨러미, 니헬 데 용 등을 영입한 맨시티는 이번 여름엔 로케 산타크루스(블랙번 로버스),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영입에도 근접해 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맨시티는 2011년까지 영입할 선수 리스트를 이미 확정지었다며 야심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맨시티가 당장 제2의 첼시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역시 걸림돌은 선수 영입 문제. 최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카카의 사례에서 보듯 슈퍼스타들은 맨시티의 러브콜에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최고 수준의 선수들에겐 이적료뿐만 아니라 팀 명성, 동료 수준 등도 필수 고려 사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 하위권을 맴돈 성적도 슈퍼스타들의 이적을 망설이게 한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호비뉴 등 스타들을 영입하고도 리그 10위에 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맨시티는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는 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프로 세계인 이상 맨시티의 자금력은 언젠가 빛을 볼 것이란 주장이다. 테베스 등 정상급 선수 영입에 성공하고, 한두 해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맨시티의 명문 구단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일찍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