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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 빈부격차 사상최대

Posted May. 22, 200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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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한국의 빈부 격차가 1990년 이후 가장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에도 이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은 지난해 한국 도시가구(1인 가구, 농가 제외)의 소득을 분석한 결과 지니계수가 0.325로 2007년(0.324)보다 0.001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얼마나 균등하게 나뉘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게,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게 소득분배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0.311(2005년 기준)이며 일반적으로 0.350.4를 넘으면 불평등 정도가 극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빈부 격차는 커진다면서 최근 비정규직 일자리가 줄고 자영업자가 감소하는 등 서민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어 올해에도 빈부 격차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1990년 이후 0.250.27 수준을 유지하다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에 0.295, 1999년에 0.303으로 높아졌다. 2000년에 0.286으로 낮아졌지만 신용카드 사태 다음 해인 2004년에 0.301로 오른 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상승했다.

소득 상위 20% 가계의 평균소득을 하위 20% 가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도 지난해 6.2배로 역시 199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이 배율은 1990년 4.14배에서 1999년 5.13배로 5배를, 2007년에 6배를 넘어섰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반면 아직까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지 않은 대기업의 정규직과 고소득층은 큰 충격을 받지 않아 지난해 빈부 격차가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경기침체로 가격이 떨어진 부동산, 주식 등을 여유자금을 보유한 계층이 사들였다가 나중에 가격이 급등할 경우 소득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거품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