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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대상 10여개 그룹 주초 선정

Posted May. 11, 200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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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이 이번 주 초 45개 주채무계열 대기업그룹 가운데 10여 곳을 구조조정 추진 대상으로 선정한다. 이 대상에 포함된 그룹은 이달 말까지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맺은 뒤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달 실시한 재무평가에서 불합격된 14개 그룹과 합격은 했지만 경영악화 가능성이 높은 일부 그룹을 상대로 MOU를 체결하기로 하고 막바지 조율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합격 그룹과 MOU를 맺는 게 원칙이지만 업종 특성상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일부 불합격 그룹을 MOU에서 빼는 대신 시장 불안요인이 있는 몇몇 합격 그룹을 추가로 포함시킬 계획이라며 이번 주 초 대상 그룹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은 환율과 유가 때문에 부채비율이 갑자기 높아진 조선이나 수출업체 중심의 그룹은 불합격 판정을 받았어도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반면 재무평가를 통과했어도 과거 무리한 인수합병(M&A)에 따른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그룹은 MOU 대상에 넣고 있다. 예를 들어 주가가 급락할 때 주식을 되사주는 조건으로 기업을 인수해 앞으로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그룹은 당장은 재무구조가 나쁘지 않아도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해당 그룹들은 자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주채권은행을 상대로 MOU에서 빼 달라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 그룹들이 최근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거나 대규모 채권발행에 나서는 것은 자구노력을 통해 스스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음을 은행 측에 보여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MOU 체결을 거부하는 그룹에 대해 신규여신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편 채권단은 그룹 중심의 구조조정과 별도로 대기업 400여 곳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이번 주부터 실시한다. 이 평가에서 부실이 드러난 대기업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시장에서 퇴출된다.



홍수용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