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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열어야 할 게이트 첩첩 박주변 5월도 잔인한 달

검, 열어야 할 게이트 첩첩 박주변 5월도 잔인한 달

Posted May. 02, 20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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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덕분(?)에 잠시 무사했던 정관계 등 유력 인사들이 칼바람 부는 5월을 맞게 됐다.

대검 중수부는 4월 초부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불법 금품을 받은 부산 경남지역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려 했으나, 일정을 바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해 왔다. 지난달 30일 노 전 대통령 소환조사까지 마친 검찰은 잠시 완급을 조절했던 부분의 수사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천신일 회장, 태풍의 핵 되나

노 전 대통령 다음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수사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기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검찰은 지난해 8, 9월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시기에 박 회장이 천 회장에게 거액을 건넨 것을 포착하고 이 돈이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관련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일단 검찰은 수사해볼 만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천 회장을 출국금지 했다.

검찰은 박 회장에게서 천 회장과 나는 단건으로 돈을 줬다 안 줬다 하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세무조사 시기는 물론 그동안 자주 (금전적으로) 도와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문제는 긴 시간에 걸쳐서 있는 박 회장에게서 천 회장으로의 자금 흐름 중 특정 시기 특정 액수의 돈이 명확하게 세무조사 무마 대가(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건너갔다는 걸 검찰이 어떻게 입증하느냐다.

정관계 인사들 추가로 드러나나

검찰은 이미 한나라당과 민주당 현역 의원 각각 한두 명에 대해 박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소환조사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엔 그동안 클리어 됐거나 박 회장과 무관한 인사로 알려졌으나 검찰의 추가 수사 끝에 혐의가 드러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미뤄뒀던 박관용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나라당 박진 의원, 민주당 서갑원 의원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도 곧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박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히 검찰은 전현직 지자체장들에 대한 수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동안의 수사에서 박 회장이 국회의원 등 중앙 및 지방 정치인들보다는 실제 자기 사업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 관료들에게 훨씬 많은 돈을 뿌린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혐의는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기 때문에 처벌도 크다. 또 김혁규 전 경남지사와 그를 통해 박 회장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남아 있다.

법조계 언론계 인사도 리스트에 올라

박 회장이 소액의 금품을 자주 뿌린 데가 법원 검찰 경찰 언론계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곳도 검찰 수사를 피해가지 못하게 됐다. 박 회장은 상식적인 선의 몇 배나 되는 전별금 등을 주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수사팀은 지방의 법원장과 고법 부장판사 각각 한 명을 박 회장에게서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또 현직인 모 검사장은 베트남에서 박 회장을 만나 1만 달러를 받았으며, 함께 간 부장검사는 5000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또 지방 고검 검사 한 명도 정기적으로 박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들 검찰 간부에 대해선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지, 징계를 한다면 어느 수위로 할 것인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퇴직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들과 박 회장에게서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들에 대한 수사도 남아 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에게서 술자리 등에서 1만 달러, 5000달러 등의 단위로 수시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지방 언론사 간부와 기자들도 배임수재 혐의 등이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라응찬 회장 의문의 50억 원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07년 4월 박 회장의 계좌로 입금한 50억 원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도 남아 있는 과제다. 검찰은 이 50억 원이 라 회장과 박 회장의 개인적인 거래가 아니라 신한금융지주가 2007년 LG카드를 인수하는 데 박 회장이 도움을 준 대가가 아닌지 조사 중이다. 노 전 대통령을 등에 업은 박 회장이 친한 사이인 라 회장을 도와줬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관계기관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우열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