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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달러 의혹 출발땐 면목없다 검찰선 전면부인

600만달러 의혹 출발땐 면목없다 검찰선 전면부인

Posted May. 01, 200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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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6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30일 검찰에 소환돼 1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박 회장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 등에 도움을 준 대가로 600만 달러를 받은 게 아니냐고 추궁했고, 노 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인의 해외 사업에 도움을 준 게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07년 6월 말 100만 달러, 2008년 2월 말 500만 달러를 보냈다고 진술한 내용을 근거로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노 전 대통령은 100만 달러는 아내(부인 권양숙 여사)가, 500만 달러는 조카사위가 받았기 때문에 재임 당시 돈 전달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의 외화송금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한 결과 2007년 권 여사가 노 씨에게 유학자금 10만 달러를 송금한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10만 달러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100만 달러 중 일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2006년 9월 회갑 때 박 회장에게서 1억 원 상당의 스위스제 피아제 보석시계 세트를 선물 받은 게 박 회장의 사업에 도움을 준 것과 관련이 있는지,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2005년부터 2007년 7월까지 청와대 공금 12억5000만 원을 횡령한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의 사업에 직간접으로 도움을 준 대가로 6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보고, 6일경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불구속기소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8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사저를 떠나기 전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날 오후 1시 20분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에 도착해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면목 없는 일이죠라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변호인, 측근들과 함께 청와대 경호처에서 제공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상경했다.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