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체에너지 산업, 내실과 지속성이 중요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제 지구의 날을 맞아 풍력 조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아이오와주 뉴턴 풍력 발전소를 방문해 신()에너지 시대를 시작함으로써 경제성장의 새로운 기틀을 닦아야 할 때라며 풍력 자원의 잠재력을 충분히 이용하면 2030년에는 미국 전기수요의 최대 20%를 충당하고 2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선도적으로 투자함으로써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려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녹색 뉴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10년 동안 청정에너지 개발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영국은 2020년까지 녹색 뉴딜에 100억 파운드를 투입할 계획이다. 온실 가스 규제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이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게 되면 국제적으로 온실가스 규제 압력이 강화될 것이다. 우리도 적극적인 대체에너지 개발로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형 성장산업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올해 초 친환경 사회간접자본과 녹색산업 투자를 병행하는 녹색 뉴딜 사업을 발표했다. 환경친화형 프로젝트에 4년간 약 50조 492억원을 넣어 95만 6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4대강 살리기 녹색 숲 가꾸기 녹색교통망 확충 같은 사업이 우선순위가 높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신에너지 개발 사업에 향후 3년간 민간자본을 합쳐 2500여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지만 상대적으로 소홀하고 추진력이 붙지 않은 게 사실이다.

대체에너지 개발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실()을 가꾸면서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자체 기술도 부족한 처지에 전시효과를 노린 대형 사업은 상업성이 떨어져 그린 버블을 만들기 쉽다. 풍력발전 관련 산업은 수출산업으로도 유망하다. 풍력발전 설비의 경우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유리하게 진출할 수 있다.

정부는 대체에너지 개발에 민간 자본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는 800조원 부동자금을 신동력 산업에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경쟁력 없는 산업으로 돈이 새지 않도록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대체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