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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태권도 통합 추진

Posted March. 31, 20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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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태권도가 하나가 된다.

최중화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는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태권도는 본래 하나다. 36년 넘게 갈라져 지냈지만 이제 다시 하나로 뭉칠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세계태권도연맹(WTF)과의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 총재는 통합의 전 단계로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ITF 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2011년 평양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ITF 세계선수권대회도 2010년 한국에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최 총재는 즉각적인 통합보다는 두 가지 태권도를 관장할 기구를 먼저 만들고 ITF 스타일과 WTF 스타일로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레슬링에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이 있듯 메뉴를 다양화해 태권도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ITF의 이런 통합 구상은 아직 WTF와 합의를 이룬 것은 아니다. 하지만 WTF도 통합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최 총재는 이번 방문에서 WTF 관계자를 만나 구체적인 협의를 할 예정이다.

ITF는 1966년 고 최홍희 전 총재가 만든 단체. 군 장성 출신인 최홍희 전 총재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의 불화 때문에 1972년 정치적 망명을 했고 1974년 ITF 본부를 캐나다로 이전했다. 최 총재는 최홍희 전 총재의 아들로 2003년부터 ITF를 이끌고 있다.

WTF는 최홍희 전 총재가 망명한 이듬해인 1973년 창설됐다. 이후 ITF가 1980년대 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두 단체는 날카롭게 맞서 왔다.

최 총재는 의도하지 않게 북한과 인연을 맺었지만 선친께서도 WTF와의 통합을 원하셨다. 북한이 ITF를 이용한 측면이 많았다. 남과 북이란 정치적인 이념 때문에 뜻을 이루진 못했지만 이번 통합 결정에 찬성하실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문제는 모두 해결됐고 한국 정부도 통합을 적극 도와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양종구 신진우 yjongk@donga.com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