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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내부 김정운 후계지명설확산

Posted March. 02, 200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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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수 진영의 북한 소식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정운 씨(26)가 후계자로 지명됐다는 북한 내부 소식을 잇달아 전했다. 정운 씨가 아버지의 67회 생일(2월 16일)에 군 간부들을 불러 파티를 열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북한도 각종 집회와 언론을 통해 후계자 승계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어 이달 8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관련 사실이 드러날 것인지가 관심이다.

김정운 후계자 지명설 확산=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1일 북한소식지 In & Out 11호에서 호위국(김정일 일가의 경호를 담당)이 내부적으로 후계자 추대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후계자로는 (고영희의) 둘째 아들인 정운이 낙점됐고, 그에게 조선인민군 대장 칭호가 수여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황해남도 신천군 관련 간부로부터 전해 들었으며 북한 간부들 중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또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운 씨가 2월 16일 아버지의 생일날 저녁에 군부 핵심 간부들을 불러 파티를 크게 열었다며 그는 중장 계급장을 달았고 인민군 최고사령부 작전부 소속이라고 내부 소식을 전했다.

앞서 대북 단파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지난달 23일 북한소식지인 열린북한통신 3호에서 북한 노동당의 도, 시, 군당위원회 부장 이상급 간부들은 김정일의 후계자로 셋째 아들이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북한 내부에 관련 소문이 퍼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북한 정보는 돌고 돌기 때문에 외부의 보도가 북한 주민들에게 역()침투한 것일 수 있다. 한국의 연합뉴스가 1월 15일, 그리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월 17일 3남 정운 씨의 후계자 지명설 보도를 했다. 또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흘린 정보일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들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여러 가지 소문은 듣고 있지만 사실로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자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상한 북한 내부 동향=그러나 최근 북한 동향으로 볼 때 조만간 후계 문제에 대한 모종의 조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언론들은 김 부자 가계를 뜻하는 만경대와 백두산 혈통을 꾸준히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6일 만경대 가문이 3대째(김형직-김일성-김정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강성대국 달성을 위해 선군정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움직임도 수상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총 15회 공개 활동을 했다. 1995년 이래 최고치다. 1971년 자신의 후계 문제가 공론화될 때 처음 열었던 전국선동원대회를 지난달 25일 역대 네 번째로, 그리고 2000년 이후 9년 만에 개최했다.

북한 당국은 채찍과 당근을 동원해 엘리트와 주민을 통제하고 있다. In & Out은 군이 1월 전국의 군인들에게 금주령을 선포하고 개인별로 서약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3군단 부사령관과 몇 명의 간부들이 서약서를 쓰고 술을 먹다가 발각돼 좌천됐다는 것이다.

또 경찰에 해당하는 인민보안성이 보안원들에 대한 일제 검열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보도했다. 당국은 살인적인 물가와 가난을 비관한 자살이 급증하는 등 민심이 흉흉해지자 연초부터 폐쇄하기로 했던 종합시장을 그대로 허용하고 있다고 이 소식지는 전했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