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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줄줄이 마이너스 추락

Posted January. 31, 20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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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소비 투자 등 지난해 12월의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한꺼번에 곤두박질치는 등 한국 경제가 급격히 침체의 골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거듭 확인됐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외국인이 증시에서 셀 코리아에 나선 영향으로 자본수지 역시 사상 최대규모의 순유출을 보였다.

생산 소비 투자의 동반 추락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2008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제조업과 전기가스업, 광업을 합친 광공업 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18.6% 급감했다. 광공업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1월 이후 39년 만의 최저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및 부품(42.8%) 자동차(29.3%) 등 주력산업의 생산 감소폭이 컸다. 이에 따라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2.5%로 1980년 9월(6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 투자 등 내수 관련 지표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경제상황을 반영했다. 지난해 12월의 소비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7%, 미래 경제성장의 밑천인 설비투자 증가율은 24.1%로 각각 1998년 12월과 1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다만 투자지표 중 건설수주는 공공 및 민간부문의 토목공사 발주량이 늘면서 33.5% 증가했다.

수출 부진으로 경상수지 악화될 듯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64억1000만 달러로 한은의 예상치(45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2007년 281억7000만 달러에서 59억9000만 달러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대거 빠져나감에 따라 작년 자본수지도 509억3000만 달러 순유출을 나타냈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함께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월 무역수지도 수출 부진과 설 연휴 조업 중단 등의 영향으로 38억40억 달러 적자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1월 경상수지 역시 흑자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경기 부양 서둘러야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한 강연에서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장기 침체의 시작으로 보느냐, 일시적인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망이 달라진다면서 경기 침체가 시작일 뿐이고 올해 1, 2분기도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본다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0%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은이 4월에 내놓을 수정 전망치가 대폭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국내외 경제침체를 고려할 때 수출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내수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과감한 경기부양 조치를 서둘러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