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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북방송과 삐라

Posted December. 06, 20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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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분투 중인 탈북자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대북 라디오 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는 4일 국제언론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로부터 올해의 매체상과 2천5백유로(약 47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반면 북한에 삐라(전단)를 날려 보내던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어제 눈물을 흘리며 당분간 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상을 받았고, 박 대표는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이런 결심을 했다.

RSF는 자유북한방송의 용기와 결단을 높이 샀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RSF는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해온 쿠바 기자 1명과 미얀마의 자유언론 블로그 운영자 2명에게도 같은 상을 주었다. 친북세력의 살해 위협에도 굴하지 않은 김 대표의 활동을 이들과 같은 수준의 언론자유 쟁취 운동으로 본 것이다. RSF의 이 같은 평가는 우리가 북을 안고 살아가야 할 형편이므로 대승적인 고려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태도와 대조를 이룬다. 외국인은 탈북자의 진실 알리기를 격려하는데 한국의 집권당 대표는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탈북자인 김성민 대표와 박상학 대표는 국내 보다는 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격려와 지원을 받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두 사람을 각각 만나 용기를 북돋워줬다. 미국 정부와 민간단체는 특히 자유북한방송에 적지 않은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RSF의 자유북한방송 시상은 북한주민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투쟁하는 탈북자들을 외면하는 우리 사회 일각의 이른바 진보세력을 돌아보게 한다.

나흘 전 전단을 보내지 말라며 자유북한운동연합 및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던 진보, 좌파세력은 신이 난 모양이다. 한국진보연대는 환영 논평을 내고 전단 살포를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들도 RSF가 자유북한방송에 상을 준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방송과 전단은 형식은 다르지만 목적은 똑같이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데 있다. 좌파세력은 RSF에 대해서도 대북() 적대행위를 했다고 비난할 셈인가.

방 형 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