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다시 공황상태로 빠뜨렸다.
국내 증시는 16일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연중최저치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은 1997년 말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각국의 성장률 전망 및 소비, 고용 등 지표가 악화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는 이제 실물경기의 침체라는 더 큰 괴물을 상대하게 됐다.
국내적으로도 극심한 고용 부진과 수출 및 투자 감소 우려, 건설업 침체 등으로 실물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한 데다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언론과 신용평가사의 부정적 견해가 잇따르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6.50포인트(9.44%) 내린 1,213.78에 마감했다. 하락폭은 2007년 8월 16일의 125.91포인트를 뛰어넘어 사상 최대였고 하락률은 911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의 12.02%와 2000년 4월 17일의 11.63%에 이어 사상 세 번째였다.
철강 기계 건설 등 실물경제와 관련이 깊은 업종들이 급락했으며 포스코, 국민은행(KB금융), 현대중공업 등 대형주도 줄줄이 하한가를 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6204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올 6월 12일(9731억 원) 이후 가장 많은 주식을 내다팔았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1.41% 폭락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4.25% 하락했다. 이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전날 미국 뉴욕(7.87%)과 유럽 증시가 폭락한 것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이날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한 것은 금융위기에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미 상무부는 15일(현지 시간) 9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1.2% 감소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이날 연설에서 금융시장이 우리의 희망대로 안정을 찾는다 하더라도 광범위한 경기 회복은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유럽에서도 프랑스가 3분기(79월)에 국내총생산(GDP)이 0.1% 하락하는 등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46월)에 각각 0.5%, 0.0% 성장률을 기록했던 독일과 영국도 3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33.5원 폭등한 137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폭은 1997년 12월 31일의 145.0원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 급락의 여파로 시장에서 달러 매수세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