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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여진 오래 갈 것 더 튼튼한 우산 준비할 때

금융위기 여진 오래 갈 것 더 튼튼한 우산 준비할 때

Posted September. 22, 200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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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 방안을 내놓으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세로 돌아섰다. 금융 지진의 1차 충격파가 지나간 셈이다. 하지만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앞으로 자금 회수에 나서면 세계 각국 증시에는 반복적인 여진()이 올 것이라는 게 국내외 금융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도 미국에서 유럽, 중국, 일본 등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1929년의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이번 위기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뜻이다. 주택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비롯된 경기침체의 선례를 볼 때 빨라도 1년, 대체로 23년은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정한 연구위원은 21일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충격이라는 보고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세계 금융회사의 손실은 약 1조 달러인데 현재까지 처리된 부실액은 5000억 달러 정도여서 추가 부실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택가격이 10% 정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일반적 예상을 소개한 뒤 대형 금융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앞 다퉈 주식, 채권 등 자산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실물경제의 충격은 더 위협적이다.

7월 중 물가 상승을 반영한 미국인들의 실질 소비지출은 전분기보다 0.4% 감소해 2004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실업률도 8월에 6.1%로 전달(5.7%)보다 급등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예상했던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미국에서 1218개월에 걸친 최악의 불경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실물경제 위축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가 세계 25개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펴낸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주요국 수출시장 긴급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부터 주요국 시장의 소비와 투자 위축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 주택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개인, 기업, 정부 등 한국의 모든 경제주체가 충분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