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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줄잇는 노사 평화선언

Posted August. 01, 2008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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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서 노사 무분규 선언과 평화적인 임금단체협상 타결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악화된 경영 환경을 노사 화합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 가운데는 그룹 전체가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루거나 노조 측이 먼저 나서 임금을 동결한 기업도 적지 않다.

31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칠성음료 본사에서는 이 회사 노사 대표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평화 선언식이 열렸다. 롯데칠성음료는 1974년 노조 창립 이후 35년간 무분규 임단협 타결 전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노사 양측이 아예 항구적 무분규를 선언했다. 또 이 회사 노조는 올해 임금 조정 권한을 사측에 위임하기로 했다.

STX조선은 이날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STX그룹은 2001년 설립 이후 8개 전 계열사가 8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쳤다.

매일유업도 이날 임단협 무교섭 타결 및 노사화합 선언 조인식을 가졌다. 지난해 5월 노사 양측이 경영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뒤 2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쳤다. 이 회사는 원유() 가격 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악화된 경영환경을 고려해 노사 양측이 소모적인 대립을 줄이자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29일 열린 총회에서 자발적으로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결의했다. 1999년 노조 설립 이후 임금 동결 결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경영환경 악화를 노사 화합으로 극복하자는 뜻이라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수년째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기업도 많다.

한화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월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했다. 한화는 1987년 이후 22년째 무분규 전통을 이어왔다. 하이닉스반도체는 3월 임금을 동결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이 회사는 1987년부터 21년째 노사분규가 없다.

지난달에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이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대우조선은 18년,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14년과 12년 연속 평화적인 임금협상 타결이다.

재계에서는 무분규 타결 확산을 기업 경영 여건 악화에 대한 근로자의 자구 노력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팀장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근로자들은 임금 인상 투쟁보다는 고용 안정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며 이런 노사 교섭 형태는 선진국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보이는 현상으로 한국도 최근 이런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성원 박형준 조은아 swon@donga.com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