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만에 다시 등장한 게릴라식 폭력시위대의 전쟁놀이에 경찰이 애를 먹고 있다.
17일 오후 늦은 시간과 18일 새벽 시위현장에서는 선두에 선 50여 명이 과격한 무장폭력 시위를 이끌었다.
이들은 오후 10시 20분부터 마스크와 모자로 위장하고 쇠파이프, 해머, 화염분사기, 새총 등으로 무장한 채 전경버스 철망과 유리창을 부쉈다. 이들은 또 교통안내표지판 등 10개를 뜯어내 현장에서 쇠파이프로 만든 뒤 전경버스를 부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새총을 쏘고 경찰의 물대포에 대비해 우의를 미리 준비하는 등 경찰과의 전쟁에 대비하듯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폭력적인 과격시위를 위해 사전에 쇠파이프 1개, 해머 2개, 화염분사기 1개 등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버스 4대가 파손되고 무전기 1대와 방패 4개를 빼앗기는 피해를 봤다.
경찰에 따르면 촛불시위가 열린 두 달 동안 폭력시위로 상징되는 쇠파이프는 네 차례 등장했다. 지난달 7일과 26, 28일에 이어 17일 또다시 기습적으로 쇠파이프가 등장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시위대가 전쟁놀이하듯 폭력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며 촛불집회에 매번 출석하는 사람들로 보이지만 이들이 정작 폭력행위를 할 때는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려 증거 채집과 검거에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폭력시위를 주도하는 이들 대부분은 20, 30대의 젊은 남성이고 40, 50대도 종종 끼어 있지만 검거되는 사람은 주로 노숙자 등 사회 불만세력이라는 게 경찰의 얘기다.
폭력을 주도하는 젊은 시위대는 쇠파이프를 휘두른 후 신속하게 시위 장소를 빠져나가기 때문에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만 잡힌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처럼 치고 빠지는 식이어서 체포가 어렵다며 일단 증거를 채집한 뒤 추적을 통해 사후에 잡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시위대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도 있다. 자칫 검거에 치우치다 흥분한 시위대에 둘러싸여 충돌이 벌어지면 적법한 공권력을 행사해도 곤욕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위대는 폭력시위대를 검거하려는 경찰을 둘러싸 위협을 하고 경찰 정보관들을 위협해 무전기를 빼앗기도 했다.
시위대에 둘러싸인 적이 있는 한 경찰은 현장에서 시위대가 둘러싸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현장에서 불법시위대를 검거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촛불시위 주최 측에서도 일부 폭력 시위대를 통제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특히 12일 열린 촛불집회에서 일부 폭력시위대는 서울 조계사 앞에서 행사를 진행하려는 주최 측에 청와대로 가야 되는데 주최 측이 방해한다, 물러가라를 외치며 방송차량과 연단에 몰려들어 쓰레기를 던지는 등 주최 측에 폭력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