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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도 하면 할수록 배고프다

Posted July. 10, 200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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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은 서로 부딪칠까봐 두툼한 머리띠 모양의 보호대를 둘렀다. 완전히 소리로만 공을 찾기 위해 눈가리개도 했다. 공이 굴러갈 때 조그만 벨소리가 울리자 어린이들이 뛰었다.

시각장애인 어린이들 틈에 세계적인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끼여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시각장애인 연기영(11) 양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으며 공으로 인도했다.

9일 경북 포항시 한동대에서 히딩크 드림필드 2호 준공식이 열렸다.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08에서 러시아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은 연인인 엘리자베스 씨와 함께 참석했다. 히딩크 드림필드는 히딩크 감독이 이사장으로 있는 거스 히딩크 재단이 장애인 및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건립하고 있는 축구장이다. 지난해 충북 충주시에 있는 충주성심맹아원에 시각장애인용 구장을 건립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한국의 각 도에 1개씩 건립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경기 수원시의 장애인종합복지관에 3호를 지을 계획.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무엇인가 한국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엘리자베스 씨의 조언에 따라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충주성심맹아원에서 히딩크 드림필드 1호 개장식 때 히딩크 감독과 축구를 했었던 황진욱(14) 군은 히딩크 할아버지 덩치가 무척 크다. 축구 할 때 우리를 막 넘어뜨리기도 했다. 오늘도 열심히 하겠다며 신나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은 사랑의 천사입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구광명학교 및 충주성심맹아원의 시각장애인 학생 20여 명은 히딩크 감독에게 드리는 편지에서 그를 천사라고 불렀다.

히딩크 감독은 드림필드 건립사업에 있어서도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가능한 한 빨리 제3, 제4의 드림필드를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