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하고 싶다며 선수촌 입촌을 거부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소녀가 멋진 인어 아가씨가 돼 돌아왔다. 미국 명문 텍사스 오스틴대 3학년 장희진(22).
그는 17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개막한 제80회 동아수영대회(동아일보사 대한수영연맹 공동 주최교보생명 동인스포츠 아레나 공동 후원) 여자 자유형 50m에서 25초 78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여중 2학년 때인 2000년 제72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유형 50m에서 한국기록(26초 93)을 세운 뒤 8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했다.
8년 만에 국내 무대에 돌아온 이유는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서다. 8월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선 4월까지 열리는 국내 대회 기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업까지 포기하고 비행기를 타고 13일 귀국해 18일 자유형 100m를 마치고 19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강행군을 감행했다.
장희진은 시차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이날 26초 49를 기록한 유윤지(24대전시체육회)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해 올림픽 B기준기록(26초 32)은 통과했다. 이날 기록(25초 78)은 개인 최고기록(26초 27)을 무려 0.49초를 앞당긴 호기록. 한국기록(25초 63)에 단 0.15초 뒤진다. A기준기록(25초 43)은 통과하지 못했지만 티켓 1장이 걸린 B기준기록엔 든 것이다. 하지만 B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가 2명이 더 있어 장희진이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수영연맹의 평가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장희진은 2000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 입촌을 거부해 대표팀에서 탈락했던 주인공.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이듬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땐 대학입시 준비와 무릎 부상으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와 훈련을 병행하면서도 동부지역 고교연합 최우수선수(MVP)와 유력지 보스턴 글로브가 뽑는 올해의 수영선수에 선정되는 등 주가를 올렸다.
장희진은 최선을 다했다. 18일 100m에 출전한 뒤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 올림픽 메달 후보인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과 한국 여자 수영의 희망 정슬기(20연세대)는 각각 18일 자유형 400m와 평영 200m에 출전해 올림픽 리허설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