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9시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주립대에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경선 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다음 달 4일 오하이오 텍사스 등 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리는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둔 토론회. 특히 슈퍼 화요일 이래 내리 11연패를 당한 힐러리 후보에겐 사실상 마지막 토론회가 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때문에 힐러리 후보는 초반부터 작심한 듯 오바마 후보를 향해 맹렬한 공세를 폈다.
힐러리 후보는 먼저 오바마 후보 측이 지난 며칠 동안 네거티브 선거전을 벌였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특히 의료보장 정책과 관련해 오바마 후보는 내가 마치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의료보험을 사도록 강요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서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힐러리 후보는 우선 NAFTA로 많은 일자리를 멕시코 등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에게 빼앗긴 오하이오 주의 사정을 의식한 듯 캐나다와 멕시코가 재협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탈퇴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히스패닉 표가 많은 텍사스 주의 표심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듯 NAFTA의 공과에 대해 더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오바마 후보는 경선 초반 절대 열세로 분류되던 텍사스 주에서 힐러리 후보를 49% 대 45%로 앞서기 시작했고, 오하이오 주에서도 6%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듯 비교적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오바마 후보는 네거티브 논쟁과 관련해 (힐러리 후보가 계속 네거티브 공세를 취해 오지만) 그것은 선거전의 속성이기 때문에 불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흰색 터번과 전통의상 등 소말리아 족장 복장을 한 모습의 사진을 힐러리 캠프 측이 유포한 것이라고 지적했으나 힐러리 후보가 나와 무관한 것이라고 해명하자 그 정도면 됐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토론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을 생중계한 MS-NBC가 토론 직후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 응답자 8만6000여 명 중 65%가 이날 토론에서 오바마 후보가 이겼다고 답했다. 반면 힐러리 후보가 이겼다는 대답은 22%에 그쳤다.
이에 앞서 USA투데이가 2124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원과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에서 오바마 후보는 51%의 지지도를 얻어 힐러리 후보를 12%포인트 앞섰다. 오바마 후보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하차한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코네티컷 주)이 26일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동안 도드 의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부심해온 힐러리 후보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