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55%의 지지로 압승을 거두면서 민주당 경선에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지금까지 4개 주에서 개별적으로 열렸던 경선과 달리 다음 달 5일 22개 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슈퍼 화요일 예비경선은 새로운 게임의 법칙에 따라 전국 단위의 선거 전략과 정치력을 시험받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질적 변환 이룬 오바마 후보=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흑인 후보 낙인찍기 전략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승리로 그가 변화를 상징하는 태풍의 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오바마 후보는 1984년과 1988년 이곳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의 꿈을 못 이룬 흑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보수적인 백인 남성들 사이에선 여전히 거부감이 많지만 인종과 정파를 초월한 연합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제 캐스팅 보트는 히스패닉 손에=이전의 예비경선에 비해 슈퍼 화요일의 결과는 히스패닉(중남미계)의 표심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441명으로 가장 많은 대의원이 배정된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히스패닉의 비율이 36%나 된다. 각각 281명과 185명의 대의원이 배정된 뉴욕과 일리노이 역시 히스패닉의 비중이 15%를 상회한다.
슈퍼 화요일에 끝나지 않는다=당초 예상과 달리 오바마 돌풍이 거세지면서 슈퍼 화요일의 압승으로 민주당 후보를 확정짓겠다는 힐러리 후보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흑인 우세지역인 앨라배마, 조지아, 테네시는 물론 자신의 텃밭인 일리노이 등에서 오바마 후보의 선전이 확실해 보이는 등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어느 한 후보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정가에서는 80% 이상의 예비경선이 치러지는 3월 말이나 4월 초에 가서야 후보가 확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