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대통령선거에 나설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를 뽑는 두 번째 관문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8일 오전(현지 시간) 뉴햄프셔 주 전역의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양당 당원은 물론 일반 주민도 투표소에서 등록한 뒤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 결과는 이날 저녁(한국 시간 9일 오전)에 나온다.
이번 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온통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5일)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세론을 뒤엎은 검은 존 F 케네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2연패() 여부다. 뉴햄프셔 주는 온통 오바마 후보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뉴햄프셔 주 최대 도시 맨체스터 시내의 복사점 킨코스에서 일하는 존 애스핀 씨는 낯선 동양인 기자를 보자 먼저 말을 꺼냈다. 조용한 도시가 선거 때문에 난리다. 난 한 번도 민주당을 찍어 본 적은 없지만 오바마 후보가 미국을 좀 더 좋은 나라로 만들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오바마 후보는 경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7시 반부터 6개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했다.
그의 단골 메시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체제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는 후보를 민주당이 확정할 날이 딱 하루 남았다는 것. 5일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자신이 힐러리 후보를 꺾으면 전국 판세를 단숨에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오바마 후보는 또 힐러리 후보가 뽑히면 미국인은 20년째 늘 같은 사람들의 똑같은 말만 반복해서 듣게 된다. 이런 게 여러분이 바라는 미국의 앞날이냐고 힐러리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 갔다.
이날 오후 5시 반 인구 3만 명의 로체스터 시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오바마 후보는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손해가 된다 싶으면 피해 가는 식의 정치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정확히 설명하는 정부를 만들고 싶다. 그래야 연방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정치인들처럼 회피하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1000여 명. 인구 123만 명의 작은 주 뉴햄프셔에선 이례적인 대규모 선거 유세다. 자리가 부족해 입장하지 못한 지지자 200여 명도 행사장 밖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방송들은 하루 종일 오바마 후보가 힐러리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냈다.
유에스에이투데이와 갤럽이 46일 조사한 결과 오바마 후보의 지지율은 41%로 28%에 그친 힐러리 후보를 13%포인트 앞섰다.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의 5, 6일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 후보는 39%의 지지율로 28%의 힐러리 후보를 11%포인트 앞섰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인 힐러리 후보에게 비관적인 조사 결과를 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쩌다 뉴햄프셔 경선이 아이오와 코커스 닷새 뒤에 곧바로 치러지게 됐는가. 오바마 후보가 던지는 희망의 수사()가 공허하다는 걸 설명할 시간도 없이 선거가 닥쳤다고 말했다.
오바마 후보의 검은 바람은 8일 0시 첫 투표를 실시한 딕스빌 노치라는 산골마을에서도 확인됐다. 개표 결과 유권자 17명 중 오바마 후보는 7표, 존 에드워즈 후보는 2표를 얻었다. 힐러리 후보는 단 1표도 얻지 못했다. 공화당에선 존 매케인 후보와 미트 롬니 후보가 각각 4표와 2표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