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공방=대통합민주신당 정대철 이해찬 김근태 강금실 신국환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동영상은 이명박 후보가 2000년 10월 17일 광운대 최고경영자과정 강연에서 말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BBK와 관계 없다고 한 이 후보의 말이 거짓말로 드러난 만큼 (이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배포한 동영상 녹취문에 따르면 이 후보는 강연에서 제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했다. 1월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하기로 생각해서 지금 정부에 제출해 며칠 전에 예비허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동영상 발언은 이 후보 자신이 설립한 LKe뱅크와 협업 관계에 있는 BBK를 홍보해주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박 대변인은 또 동영상을 대통합민주신당에 제공한 김모(54) 씨가 대통합민주신당과 접촉했다는 육성대화록을 공개한 뒤 사기꾼과 공조하다 못해 이제는 공갈 협박범과 공조해 대선정국을 어지럽히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반격했다.
금품 거래 시도 공모 여부 수사=김 모씨 등 3명은 동영상을 대통합민주신당에 제공하기에 앞서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 측과 한나라당 측 관계자를 접촉해 동영상 제공 대가로 수 십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거부한 한나라당 측 신고로 15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15일 오후 7시경 서울 마포구 S호텔에서 한나라당 관계자와 만나고 나오던 김씨 등을 붙잡은 뒤 이들이 갖고 있던 CD 2장을 압수했다.
경찰은 김씨 등을 상대로 동영상 CD를 이용해 한나라당으로부터 30억 원을 뜯어내려 한 배경과 공모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한나라당에 접근했다가 검거되자 도움을 구하기 위해 대통합민주신당에 CD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청와대 재수사 검토 지시 및 검찰 반응=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상황을 보고받은 뒤 정 법무장관에게 검찰이 열심히 수사했지만 국민적 의혹 해소와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 재수사를 위한 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해철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현재 국회에서 특별검사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가장 실효성있는 조치를 강구하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의 동영상을 계기로 사건을) 재수사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동영상을 수사 당시 확보하진 않았지만 내용을 확인해봤더니 수사 때 참고했던 여러 인터뷰 등과 별 차이가 없어 수사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