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OB(현 두산) 타이론 우즈 이후 외국인으로는 통산 두 번째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다니엘 리오스(두산)는 행사가 열리기 50분 전쯤 모습을 보였다. 평소처럼 구단 사무실이 있는 잠실야구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간 뒤 프런트의 승용차를 타고 행사장에 왔다.
시즌 내내 강속구를 뿌려 대던 손은 이날도 쉴 수 없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팬들이 줄을 이었고 리오스는 올 시즌 최다인 234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던 고무 팔로 팬들 한 명 한 명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고 포즈를 취했다.
개표 초반 MVP 후보 5명의 이름이 고루 호명됐지만 잠시 뒤 예상했던 대로 리오스의 몰표가 쏟아졌다. 리오스는 MVP 투표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긴장하지 않았고 과정을 기다리며 즐겼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도 22승 투수답게 관록이 묻어났다. 내가 열심히 한 것에 대해 인정과 보상을 받았다고 말문을 연 그는 투수는 타자들이 도와줘야 승리가 가능하다. 동료와 코칭스태프, 프런트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MVP 트로피를 우승 트로피와 바꾸고 싶다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도 나타냈다.
취재진의 가장 큰 관심은 리오스가 두산에 남을 것인가였다. 플레이오프 때부터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관계자들이 그를 지켜보며 영입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
리오스는 두산 프런트와 협상을 해봐야 안다며 확답을 피한 뒤 지금 당장은 미국으로 돌아가 마이애미 해변에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출국하는 리오스는 다음 달부터 에이전트를 통해 두산 구단과 협상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