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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 해외자본 1630억달러 빠져

Posted October. 18, 2007 03:17,   

그동안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받았던 미국에서 해외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 심리가 증폭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인 미국에서 해외 자본의 유출이 이어지면 가뜩이나 약세를 보여 온 달러화 가치는 더욱 추락하고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도 높아져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불안과 함께 국제유가가 계속 치솟고 세계 각국의 주가도 급락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7일(한국 시간) 미국 재무부 통계를 인용해 올해 8월 해외 투자가들의 미국 내 각종 유가증권(주식 채권 등) 순매도액이 1630억 달러(약 150조 원)로 월별 기준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해외 자본이 탈()미국 행렬에 나선 것은 달러화 약세로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는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동의 불안한 정세와 달러시장에서 빠져나온 투기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계속 급등하고 있다.

16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02달러 오른 78.5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8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48달러 오른 배럴당 87.61달러에 거래를 마쳐 사흘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기름값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월 첫째 주 L당 평균 1394.18원에서 이달 둘째 주엔 1555.33원으로 12% 상승했다. 경유 가격도 L당 평균 1182.42원에서 1336.53원으로 13% 올랐다.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경제 불안 심리로 한국 등 각국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17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82포인트(1.09%) 내린 1,983.94에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12.51포인트(1.58%) 내린 780.22에 마감했다.

한편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아시아 회장은 17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07 세계지식포럼에서 서브프라임 문제는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미국 소비는 감소할 수밖에 없고, 결국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소비가 증가하는 부()의 효과에 의해 미국 경제가 성장해 왔지만 이제 미국의 부의 효과는 끝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