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ctober. 03, 2007 03:14,
세계 주요 외신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일 평양의 425문화회관에서 만나는 장면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CNN은 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를 떠나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는 순간과 두 정상의 만남을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신들은 2000년 6월 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평양 순안공항에서 처음 만날 때와 같은 열정을 보이지 않아 두 정상 간 만남의 순간이 대조를 보였다고 그 차이를 보도했다.
주요 언론, 김 위원장 이번에도 깜짝 출현=1차 정상회담 때처럼 이번 회담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이 언제 처음 나타나 노 대통령을 맞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425문화회관 환영 행사장에 깜짝 출현한 것을 긴급기사로 타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의 모습이 확인되자마자 김 위원장, 평양서 노 대통령 영접이라는 제목만으로 긴급히 기사를 내보냈다. 독일 DPA통신은 은둔 성향의 김 위원장이 환영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미리 발표되지 않았던 깜짝 뉴스였다고 전했다.
주요 장면을 생중계한 중국 관영 CCTV와 주요 외신들은 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통해 육로로 방북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는 웃음 짓는 노 대통령과 입 다문 표정의 김 위원장이 함께 서 있는 사진을 싣고 이번 회담의 유용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과 낙관론 모두가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핵, 인권 문제 등이 논의되기를 기대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3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의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의 바탕에 깔린 기본적 사실관계에 변화를 가져오는 논의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본의 고무라 마사히코() 외상은 2일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회담 성과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0년 정상회담과 분위기 차이 있다=이날 첫 만남 환영식에서 비친 김 위원장의 굳은 표정 때문에 외신들은 두 정상의 만남 분위기가 1차 회담 때와 달랐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한국 대통령을 맞는 김 위원장의 모습에선 열정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환한 미소와 박수로 맞이해 한국과 세계에 자신의 강경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했던 감격적인 순간과는 완벽한 대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김 위원장이 무표정하게 느린 걸음걸이를 보이며 박수를 친 것과는 달리 노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미소 짓는 등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레임덕에 빠진 노 대통령이 예측할 수 없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방북했다며 인기가 낮고 임기가 제한돼 있는 노 대통령에게 여론의 변화는 그의 집권당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편 일본 언론들의 보도는 1차 정상회담과 비교해서 상당히 담담하고 냉정했다. 이는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1차 회담에 비해 적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1차 회담 때 일본 신문들은 호외를 발행했지만 이번에는 1면 머리기사 등으로 보도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