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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4,19위 연파하고 US오픈 16강 이형택

Posted September. 04, 200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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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31삼성증권)은 요즘 부쩍 가족과 관련된 얘기를 자주 한다.

2일 US오픈에서 7년 만에 다시 메이저 테니스대회 16강에 진출했을 때는 아내와 아이 둘이 큰 힘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세계랭킹 50위 안에 처음으로 진입하고는 분유값 벌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 이형택은 한때 가족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저민 적이 많았다.

강원 횡성군에서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10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테니스를 시작한 뒤에는 집을 떠나 양구, 원주 등을 돌아다녔고 고등학교는 춘천(봉의고)에서, 대학교는 서울(건국대)에서 나왔다. 어쩌다 주말에 고향 집을 찾아도 어머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식당일을 하느라 서울에 계셨기에 할머니 손에 자랐다.

외로운 유년 생활을 보낸 그는 2004년 2월 이수안 씨와 10년 연애 끝에 결혼한 뒤 2006년 4월 딸 송은이를 얻었다. 첫 아이를 얻기 전만 해도 이형택은 은퇴까지 고려할 만큼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다. 장기 해외 원정으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고 세계랭킹이 100위 밖으로 밀려난 데다 코치와도 갈등을 빚은 것.

하지만 아빠가 된 뒤 일이 술술 풀렸다. 현역 시절 절친한 선배였던 윤용일이 코치로 호흡을 맞추게 됐고 성적도 나면서 지난해 초 107위였던 랭킹이 그해 말에는 49위까지 점프했다. 올해에는 지난달 18일 아들이 태어났다. 창현이라는 이름은 아내가 작명소를 통해 지었다. 아내의 출산을 지켜본 뒤 나흘 만에 미국으로 출국한 이형택은 이번 US오픈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형택에게는 두 아이가 복덩이인 셈이다.

아내 이수안 씨는 오빠가 자식 욕심이 많다. 아무래도 집을 오래 비우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가장으로서 한층 책임감을 느끼는 이형택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한결 성숙한 모습으로 30대의 적지 않은 나이에 제2의 전성기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