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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하고 첩첩한 정당 전세계적으로 없는 일

비대하고 첩첩한 정당 전세계적으로 없는 일

Posted August. 23, 2007 07:26,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22일 당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형이 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전날 당무에 참여하며 당의 색깔과 기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명박 당으로의 기능 및 체제 개조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무실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당이 비대하고 첩첩(여러 겹으로 겹쳐 있다는 뜻)인 것은 전 세계적으로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결국 이 후보가 구상하는 한나라당 체제는 전통적인 여의도식 정당이 아닌 기업형으로, 당 조직은 지금보다 가볍고 기동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 후보는 사람을 교체해서 변화하는 것도 있지만 사람 스스로 바뀌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서울시장 시절에도 사람을 내쫓지 않았다고 말해 자신의 당 개혁 드라이브가 당내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전날 당 개혁 화두를 던진 뒤 당 사무처 안팎에서 대선을 앞두고 집안을 흔들겠다는 것이냐는 말이 나오는 등 자칫 자신의 발언이 당 화합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듯하다.

이 후보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한나라당은 이미 2004년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 만큼 또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은 2004년 300명에 가까운 사무처 당직자 인력을 200여 명으로 줄였다.

정 의원 등 선거 캠프에 참여한 참모들은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 시절 단행한 서울시 및 관련 단체의 조직 개편 과정을 돌이켜보면 그가 생각하는 당 체제 개편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필요에 따라 순발력 있게 인력을 각 조직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취임 후 버스노선 개편을 대비해 서울시내 교통업무 관련 공무원 250명을 교통업무와 무관한 공무원들로 교체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7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버스 노선 조정권을 버스회사에서 시로 가져오려면 공무원들이 버스회사와 업무상 연관이 없어야 했다고 밝혔다.

충성 경쟁을 통해 조직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두언 의원은 이 후보가 시장 취임 후 일각에서 이 사람들이 청계천 공약에 반대했다며 살생부를 가져왔지만 오히려 그 사람들에게 일을 더 줘 일을 시켰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서울시에 있을 때 일이 많아져서 인력이 부족했는데 더 뽑지 않고 (인력의) 효율성을 높여 조직을 변화시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