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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평화 안보 논의, 남한 배제 용납할 수 없다

[사설] 한반도 평화 안보 논의, 남한 배제 용납할 수 없다

Posted July. 14, 2007 04:44,   

북한이 어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논의하기 위해 북-미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북은 한반도 안보의 당사자를 북과 미국으로 규정하고 남한을 참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의제도 주한미군과 한반도의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다. 북이 견지해온 북-미 양자협상 주장과 통미봉남() 정책의 저의를 새삼 확인케 하는 교활한 책동이다.

북한의 제안은 다음 주 6자회담이 재개되는 가운데 한반도 종전()선언이 모색되고 평화체제 논의가 시작될 기미를 보이자 상황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일련의 정지작업이다. 1953년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북과 미국임을 상기함으로써 미국과의 직접대화의 틀을 구축해 핵 협상을 가능한 한 늦추면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속셈이다.

북한이 말하는 미국의 핵은 곧 한반도의 비핵화를 뜻한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우산을 걷어내라는 것이다. 향후 6자회담의 진전에 따라 북의 핵 폐기에 일정한 진전이 있더라도 북이 이를 미국의 핵우산 제거와 연계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이 6자회담을 북-미 핵군축 회담으로 몰아가려고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우리를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의 핵 포기 대가로 더 많은 것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평화체제 논의 당사국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도 속이 들여다보인다. 우리가 정전협정 서명국은 아니나 평화협정 체결의 실질적 당사자임은 199496년 남북과 미국 중국의 4자회담에서도 이미 공인 된 바 있다. 북이 이를 잘 알면서도 다시 들고 나선 것은 우리를 압박함으로써 24일 재개될 장성급회담을 비롯한 남북 군사대화에서 우위를 점하자는 의도다.

북한은 언제나 화해와 협력을 원하는 우리의 선의()에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쳐왔다. 정부는 즉각 거부 방침을 밝혀 북한의 노림수를 차단해야 한다. 미국 정부에도 이런 뜻을 분명히 전해야 한다. 평화 안보 논의는 북미에 맡기고 우리는 쌀과 비료나 대라는 얘기인데 이런 모욕이 없다. 북의 의도를 알면서도 저자세와 퍼주기로 일관할 수는 없다. 북이 끝내 이런 식으로 나오면 모든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단호함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