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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 호 ~ 바다 누비는 투어링 카약의 이 맛

꺄 ~ 호 ~ 바다 누비는 투어링 카약의 이 맛

Posted June. 22, 200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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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만으로 항해하는 묘미

꺄호.

작은 파도가 일자 바다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양손으로 잡은 노를 이용해 배의 균형을 잡았다. 좁고 기다란 배는 파도를 탔다. 쭉쭉 뻗어가던 카약이 속도를 늦출 쯤에야 환호성도 잦아들었다.

어떤 카약은 뒤집히기도 했다. 카야커는 물 속에 거꾸로 처박힌 채 재빠르게 몸을 놀려 배를 원상태로 되돌리려 애썼다.

16일 오전 동해안 용화해수욕장(강원 삼척시)의 하늘은 티 없이 맑았다. 그 파란 하늘과 비취빛 바다, 시원한 바람을 즐기기 위해 그들은 전날 밤 전국에서 달려왔다. 한국투어링카약클럽(KTKC)의 회원 10여 명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모임을 이렇게 즐긴다.

카약이라고 하면 계곡에서 타는 급류 카약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들이 즐기는 것은 투어링 카약이다. 급류 카약에 비해 좁고 긴 배를 타고 바다나 강을 누빈다. 에스키모들이 항해와 사냥을 위해 카약을 활용했던 본래 모습에 충실한 형태다. 이들은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카약을 타고 섬을 찾아 나선다. 통영에서 12km 떨어진 비진도까지 카약을 타고 3시간 노를 저어 찾아다니는 식이다.

작년 8월 KTKC를 만든 박의용(42) 씨는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근력만으로 항해하는 것이 묘미라고 말했다. 회원은 250여 명이다.

투어링 카약의 매력

노을이 아름다운 가을 저녁, 거울처럼 매끈한 소양호 위를 조용히 미끄러졌습니다. 보이는 것은 울긋불긋한 단풍과 붉은 노을, 들리는 것은 물살을 가르는 카약 소리뿐이었죠.

박영석(49) 씨가 가슴에 담고 있는 추억이다. 송강카누학교를 운영 중인 그는 카약을 즐기기 위해 일반 회원 자격으로 KTKC에 참여하고 있다.

투어링 카약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동호회가 생긴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최근에 시작한 사람도 많다.

이날 뒤집힌 카약을 복구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한 강호(33) 씨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회원들과 함께 비진도에 다녀온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역시 카야커인 그의 부인은 임신 9개월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바다를 찾았다.

급류 카약이 순간적인 힘과 스릴을 즐긴다면 투어링 카약은 새로운 곳을 향한 도전이 매력이다.

미국에서 1년간 지내면서 투어링 카약의 재미에 빠졌다는 윤명호(46) 씨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 보세요. 강 가운데의 그럴싸한 모래섬으로 배를 저어 가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기분을.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내 힘으로 갈 수 있다는 것, 멋지지 않습니까.

카약을 타보면 나와 바다가 멀지 않다. 노를 들고 있으면 파도의 요동이 그대로 엉덩이와 다리를 통해 느껴진다. 먼바다에서 이런 상황이라면 무섭거나 위험하지는 않을까.

그것이 즐거움과 재미의 원천입니다. 물론 안전 대책은 준비해 둡니다. 파도를 옆으로 만나면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바다 운항을 할 때는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것이 기본이지요. 박영석 씨의 설명이다.

자유를 찾아서

투어링 카야커들에게 남해안은 보물창고다. 약 400km의 해안에 2500여 개의 섬들이 모여 있는 곳은 세계에서도 드물기 때문이다.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모임을 가질 때는 가까운 섬으로 떠난다. 갯벌에서 조개를 캐던 섬 주민들은 그들이 육지에서 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놀라곤 한다. 바다는 동력선으로만 건너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카야킹의 또 다른 장점은 낚시와 스쿠버 다이빙, 무인도 캠핑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 카약 안에는 캠핑 장비와 식량 등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있다.

그들은 카약을 즐기면서 주로 캠핑을 한다. 자신들이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다니려면 자연스럽게 그런 생활을 하게 된다.

KTKC 회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카약을 타고 국경을 넘는 것이다. 일본 쓰시마 섬은 그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첫 번째 해외 기착지다.



허진석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