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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24시간 뒤쫓는다 위치추적기 공포

Posted June. 20, 2007 04:01,   

어린이 유괴, 차량 도난 등을 방지하는 용도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위치추적기가 이처럼 타인의 이동 경로를 알아내 감시하고 압박하는 용도로 남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외도 감시부터 채무자 압박까지=사설 탐정업체인 디텍티브에 따르면 배우자, 채무자, 회사의 기밀을 담당하는 직원 등 다양한 사람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치추적기가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 업체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달 평균 2030건 이상의 위치추적기 탐지 의뢰가 들어온다. 확인해 보면 이 중 40% 정도가 실제 위치추적기가 설치돼 있는 차량들이다.

가장 많은 유형은 배우자의 외도를 감시하거나 의심하는 경우.

디텍티브의 서진호 대표는 위치추적기 탐지 의뢰자의 3분의 2 정도가 배우자가 나의 외도를 감시하기 위해 위치추적기를 설치한 것 같다며 탐지를 의뢰한다고 말했다.

채무자 감시 등 타인의 차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할 때는 주로 심부름센터를 동원해 차량 아랫부분에 몰래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신의 차에 배우자를 감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치할 땐 주로 조수석 쪽의 스피커 내부에 설치하고 배선도 차량의 배터리에서 공급받게 설치한다. 서 대표는 차량 외부의 위치추적기는 타인, 내부의 위치추적기는 가족에 의해 설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관련 규정 없고, 처벌도 어려워=다양한 목적으로 위치추적기가 남용되고 있지만 현재 이것을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특히 위치추적기의 구입자를 정확히 알 수 있게 해주는 일련번호 등이 없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했는지 알아내는 게 힘들다.

단순히 누군가가 차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해 놓았다는 의심만으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도 없다. 또 누군가가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했다는 것을 알아내 경찰에 신고를 해도 해결은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누가 설치를 했는지 알아내는 게 어렵고 위치추적을 해서 폭행을 가했다거나 협박을 했다는 게 입증돼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