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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선 경선 못해

Posted May. 11, 20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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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10일 강재섭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을 공식 거부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 경선도 없다며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해 당 내분 사태가 중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린 당원 대상 강연에서 중재안과 관련해 이런 식으로 원칙을 자꾸 바꾸는 당은 공당의 자격을 잃은 것이라며 원칙 없는 당이고 경선도 이렇게 해서는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경선 룰에 끝까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박 전 대표가 경선에 불참하거나 경선 자체가 무산되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얼마나 어렵게 다시 일으켜 세운 정당인데 한 분의 이익 때문에 흔들리고 원칙이 무너져선 안 된다며 대단히 심각하게 당의 기본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며 당의 근본 뿌리를 흔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재안 수용 여부에 대해 거부죠, 받아들일 수 없죠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수원에서 열린 경기문화포럼 창립대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한 분 때문에 애써 만든 공당의 룰이 무너지고 당 신뢰가 떨어지는 것보다 차라리 제가 1000표를 (이 전 시장에게) 드리겠으니 합의한 원칙(8월, 20만 명)대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경선도 없다는 말이 경선 불참이나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한 적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 진수희 의원은 박 전 대표의 1000표 발언은 당원과 국민의 신성한 표를 노름판의 판돈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모독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강 대표는 이날 선장은 풍랑이 불어도 배를 몰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선원끼리 싸운다고 배를 세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재안을 의결해서 15일 열릴 상임전국위원회의로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김학원 전국위원회 및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은 두 대선주자 진영이 단일안을 만들어오거나, 복수안을 갖고 와서 표결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합의한다면 당헌 개정안을 상정할 수 있다며 중재안의 단독 상정은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