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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서 중용된 지방출신 공직자들 퇴임후 거주지 살펴보니

현정부서 중용된 지방출신 공직자들 퇴임후 거주지 살펴보니

Posted April. 11, 2007 07:57,   

최근 발표된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등에서 드러난 거주지 등으로 확인해 보면 특히 수도권에 거주하는 전직 장관들은 퇴직 후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나 수도권 소재 대학 등으로 자리를 옮겨 귀향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대구대 총장에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윤덕홍 전 부총리는 2004년 11월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취임해 현재 연구원이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고 있다.

연구원 측은 (윤 원장의) 집이 분당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사택에서 거주하고 있다며 대구대 교수직은 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대 교수에서 2003년 농림부 장관이 된 허성만 전 장관은 퇴임 후 11개월 정도 순천대에서 강의하다가 2005년 12월 학술진흥재단 이사장으로 부임해 다시 서울로 왔다.

재단이사장 비서실은 허 이사장의 순천대 교수 정년이 2005년 12월이어서 정년을 거의 마치고 이사장으로 부임해 가족과 함께 서울 관사에 살고 있다며 내년 12월 이사장 임기가 끝나면 다시 전남 순천에 있는 집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겠다고 평소 말해 왔다고 밝혔다.

영남대 교수에서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한 권기홍 전 장관 역시 영남대에 사표를 내고 2005년 5월 단국대 총장으로 부임해 서울의 공관에서 살고 있다.

계명대 교수에서 인수위 참여센터본부장을 거쳐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종오 교수는 2004년 9월 명지대 교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4월 비상임인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까지 맡았다.

대구에서 치과의사로 개업해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다가 환경부 장관으로 입각한 이재용 전 장관은 2006년 8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해 서울살이가 연장됐다. 공단 측은 공단 이사장 직에 응모한 것은 서울에 남기 위해서라기보다 이쪽 일에 관심 있었기 때문이라며 언젠가는 대구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방 기관의 기관장으로 부임한 뒤에도 집은 여전히 서울에 있는 전직 장관들도 있다.

동아대 교수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에 기용됐던 허성관 전 장관은 지난해 광주과학기술원 원장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집은 서울에 두고 혼자 공관에서 살고 있다.

과학기술원 측은 장관을 맡으면서 서울로 이사했다가 부산으로 내려갔으나 다시 서울로 이사해 현재 서울에 정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10년 임기를 마치면 고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결호 전 환경부 장관 또한 2005년 9월 대전에 있는 수자원공사 사장으로 부임했으나 가족이 머무는 집은 서울에 둔 채 혼자 공관 생활을 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측은 자녀들의 학업 문제 때문에 이사를 하지 못하고 혼자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한 공무원은 이 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낸 지방 출신 인사들조차 귀향을 꺼린다면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인재들이 많이 내려가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국민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현두 이 설 ruchi@donga.com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