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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증시 몸살

Posted January. 11, 2007 07:17,   

연초부터 한국 증시가 심상치 않다. 주가(코스피지수 기준)가 지난해 말보다 8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면서 약 40조 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내다 팔고 있고, 기관투자가들도 해외 펀드에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환매(중도인출) 요청으로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돌출적인 개헌 제안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확산시켜 가뜩이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해 들어 39조 원 날아가

10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여 결국 18.55포인트(1.35%) 떨어진 1,355.79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합한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776조7249억 원에서 이날 현재 737조3088억 원으로 39조4161억 원이 감소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7일(거래일 기준) 중 5일이나 급락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소폭(0.80포인트) 상승한 뒤 나흘 연속 곤두박질쳤고 9일 3.53포인트 올랐다가 10일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5.17포인트(0.86%) 떨어진 596.78로 마감해 이틀 만에 600선 밑으로 다시 주저앉았다.

연초 주식시장의 폭락세는 증시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새해가 되면 새로 주식을 사는 사람이 늘어나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1월 효과를 예측하는 등 전반적으로 올해 증시를 낙관적으로 봤다.

경제 및 정치변수가 함께 악재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들이 연초부터 집중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들은 각각 8053억 원, 5021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매도금액에서 매입금액을 뺀 것)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및 증시 상황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외면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1조1694억 원 감소한 반면 해외 펀드 수탁액은 1조1465억 원 증가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펀드로 갈아타기 위해 대거 환매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나온 갑작스러운 개헌 논의 등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도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수급 공백과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진 점은 불안심리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