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협력업체 근로자가 원청업체 근로자와 비슷한 일을 하면서 임금 등에서 차별을 받아도 원청업체가 협력업체 근로자를 직접 관리 감독하지 않았다면 불법 파견이 아니라는 검찰의 결정이 나왔다.
울산지검 공안부(부장 추일환)는 3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와 부산지방노동청 울산지청이 현대자동차 대표와 102개 사내 협력업체 대표 등 총 128명을 상대로 제기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 고발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창원지검은 GM대우차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조가 창원공장의 불법 파견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GM대우 사장과 6개 사내 협력업체 대표에게 각각 300만700만 원의 벌금으로 약식 기소한 바 있어 이번 무혐의 결정은 이례적이다.
이번 결정으로 재계는 사내 협력업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면서 노동계의 불법 파견 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 반면,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2004년 5월 현대차와 사내 협력업체는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 근로자 파견 사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파견법을 위반하고 회사가 자동차 부품 조립업무 등에 근로자 파견 사업을 시행했다며 부산지방노동청 울산지청에 사측을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현대차가 협력업체 근로자를 직접 관리 감독하지 않았고 사내 협력업체들이 독자적인 인사 노무 관리를 했다며 파견법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협력업체 근로자를 직접 관리했고 협력업체는 단순히 근로자 공급만 했다면 불법 파견에 해당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검찰은 또 사측이 도급계약서를 통해 자동차 부품 조립, 프레스 차체 품질 관리, 차량 수송 등 파견근로자들이 할 일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협력업체 대표들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며 감독권을 행사한 점 등을 들어 현대차와 협력업체 근로자들 간의 노무관리상 종속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현대차가 결원을 임시 보충하기 위해 운영 중인 공정개선반에 대해서도 실제 노무관리는 일반적인 사내 협력업체와 동일하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 부분에 대해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검찰 결정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가 늘어난 것은 정규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조가 배치 전환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신병두 위원장은 검찰의 무혐의 결정은 파견법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자 사용자 입장만 받아들인 졸속 처분이라며 상급 검찰에 항고하겠다고 말했다.
불법 파견이라고 결정한 부산지방노동청 울산지청은 노동부 지침에 따라 조사한 결과 불법 파견으로 결정했지만 최종 판단은 검찰이 하기 때문에 검찰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