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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문화재 사들여 버젓이 전시

Posted October. 19, 200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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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사찰 고택 서원 등에서 도난당한 문화재를 구입해 개인적으로 보관하거나 사설 박물관에 전시해 온 박물관장 인간문화재 서예가 화가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난 문화재를 취득한 뒤 은닉한 혐의(문화재 보호법 위반)로 H박물관 관장 권모(65) 씨와 M박물관 관장이자 인간문화재인 박모(58) 씨, 서예가 문모(51) 씨, 탱화 전문화가 허모(42)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516점의 문화재를 압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 씨 등은 199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전국에서 도난당한 총 252점의 중요 문화재를 전문 절도범, 미술품 매매상 등을 통해 구입한 뒤 보관해 온 혐의다.

이들 문화재 가운데는 1741년 제작돼 경남 창녕군 관룡사가 소유하고 있던 영산회상도, 전남 장성군 백양사 소유의 아미타극락회상도 등 탱화와 전남 나주시 불회사 소유 범종, 통일신라시대 석탑 기단석 6점, 면암 최익현 선생의 면암집, 조선시대 목판과 고서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정식 감정가는 나오지 않았지만 도난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계산했을 때 이들 문화재의 값어치는 50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권 씨 등은 집 앞에 버려져 있던 것을 주웠을 뿐이다 도난품인 줄 모르고 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압수품엔 지난달 서울 동대문구의 M카바레 주차장에서 발견된 전남도 유형문화재 213호 강감회요목판(2002년 도난) 264점도 포함됐다.



임우선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