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7일(현지 시간) 북한은 한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으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이 북한의 더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요격미사일이 배치돼 있는 알래스카의 포트 그릴리 기지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군의 전반적인 재래식 전력은 경제 붕괴로 피폐해 있다. 북한 조종사들의 연간 비행시간은 미군 조종사의 4분의 1도 안 되는, 50시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솔직히 북한을 한국에 대한 당면한 군사적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발언은 한국이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며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기를 앞당기자고 요구해 온 미 국방부 실무진들의 논리 그대로다라며 한국이 북한의 남침 억제에 주된 역할을 하고 미국은 WMD 확산 저지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알래스카 페어뱅크에서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잠수함에 탑재된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핵탄두 대신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바노프 장관은 핵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재래식 미사일은 자칫 핵 공격으로 오인돼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