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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무팀 18개월만에 부활

Posted August. 28, 2006 07:26,   

지난해 2월 해체된 청와대의 정무팀이 부활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정무팀장을 겸하는 대통령정무비서관직을 신설하고 정태호 대변인을 기용했다. 기존의 기획조정비서관직은 정무기획비서관으로 명칭을 바꿔 소문상 기획조정비서관이 맡도록 했다. 그러나 정무수석비서관직은 만들지 않았다.

정무팀은 비서실장 직속으로 일상적인 정치 현안을 조율할 정무비서관실과 정무 과제를 연구하는 정무기획비서관실을 두고 있다.

정 대변인의 후임으로 노 대통령의 복심()인 윤태영 연설기획비서관이 컴백했다. 현 정부 초반 1년 2개월간 대변인을 지낸 윤 비서관이 다시 대통령의 입으로 전진 배치된 것은 임기 말 홍보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당분간 연설기획비서관을 겸임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정무특별보좌관의 수를 늘려 정무특보단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공식적인 정무특보는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비서관 1명이다.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정치권이 올해, 그리고 내년에 활동성이 기민해지고 활발해지는 것 아니냐며 열린우리당의 요청도 있었지만 청와대도 이에 대한 대처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번 조치는 정무팀을 해체하면서 내세웠던 당-청 분리 원칙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찮다. 평소 노 대통령은 정무팀 부활 요구에 대해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이냐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임기 말에 정무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대선 정국, 나아가 노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일정한 정치적 역할을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이 6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대선주자의 외부 영입 가능성을 시사한 외부 선장론을 꺼낸 것이나 20일 여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30년은 살 것 같은데 열린우리당과 함께하다가 눈을 감고 싶다. 퇴임 후 당 고문이 되고 싶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 이와 관련해 815특사로 복권된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희정 씨를 비롯해 여당 내 친노() 직계 인사들의 발 빠른 행보도 눈길을 끈다.

정치권에서는 임기 말 정책 관리 및 마무리에 신경 써야 할 대통령이 대선 등 정치 상황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노 대통령이 대선을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관리하는 데 신경 쓰지 않고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경우 많은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제왕적 총재를 포기한 상황에서 과거 같은 당-청 관계가 복원되는 것은 아니다며 여당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