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와 CGV, 메가박스 등이 24일 상품권 사용 제한 조치를 내놓은 데 이어 롯데시네마 신나라레코드 등 다른 대형 가맹점들도 상품권 사용금액을 제한하거나 거래를 중단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화, 공연, 음반 등 문화 관련 가맹점들이 적극적으로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와 거래를 중단하고 있어 문화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본보 취재팀이 25일 경품권 상품권 업체와 가맹계약을 한 전국 60개 대형 가맹점(교보문고 등 3곳은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개 업체가 이날 상품권 사용을 제한했으며, 4개 업체는 상품권을 아예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상품권 사용 제한 업체는 모두 19곳으로 늘었다.
상품권 사용금액을 제한한 업체는 롯데시네마, 서울극장, 신나라레코드 등 12곳이다. 이들 업체는 또 추후 상품권 거래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들 매장에서 사용이 제한되거나 쓸 수 없는 상품권은 19개 업체가 발행하는 모든 상품권이다.
상품권을 아예 받지 않는 곳은 뚜레주르, 리브로서적, 지에스북서점 등 4곳이다. 이곳에서는 일반 상품권은 쓸 수 있지만 경품용 상품권은 쓸 수 없다.
이 밖에도 상품권을 계속 받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힌 업체도 9곳이며, 상품권 대란과 관계없이 당장은 계속 상품권을 받겠다는 곳은 35곳이었다.
문화 관련 가맹점 왜 서둘러 대응하나
극장, 음반매장, 서점 등은 평소 상품권 거래가 가장 많은 가맹점이다. 24일부터 사용금액을 제한한 CGV와 교보문고는 매월 1억 원 안팎의 상품권 매출이 발생하며, 다른 문화 관련 업체들도 월평균 3000만5000만 원어치의 상품권이 들어온다.
이들 업체는 매일 상품권 발행업체에 상환을 요청하지 않고 월말에 한꺼번에 정산하기 때문에 상품권 부도사태가 빚어질 경우 자칫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극장업계의 빅 3 중 하나인 롯데시네마는 CGV, 메가박스와 마찬가지로 1인당 한 번에 1만 원까지 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제한하기로 25일 결정했다. 서울극장, 랜드시네마, 프리머스 등의 극장도 같은 수준으로 사용 한도를 제한했다.
대형 음반매장인 신나라레코드도 이날 상품권을 한번에 2만5000원어치 이상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나라레코드 측은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상품권 업체들의 부도 위험이 높아져 일단 사용 제한을 한 것이며 상황이 악화되면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가 발행하는 모든 상품권을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예술 분야 타격 우려
연극, 뮤지컬 등 공연 관련 단체들은 상품권 파동으로 고객이 줄어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상품권 발행업체의 부도로 사용이 전면 중단될 경우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연극 공연의 경우 통상 현장 매표 수입 중 상품권 매출은 1020% 수준이다.
문화계 관계자들은 상품권 거래의 위험을 걱정하면서도 갑자기 사용 제한을 할 경우 관람객이 줄까봐 적극 제한은 못 하지만 매표소에서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A 문화공연기획사의 C 이사는 평소에는 한 달에 한 번 상품권을 정산하는데 요즘은 매일 상품권을 들고 가 발행사에 상환 신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극 공연단체의 한 관계자는 상품권을 쓰기 위해 소극장을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며 문화 진흥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권이 정부의 정책 실패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거래 적은 곳은 일단 관망
반면 놀이공원, 호텔 등 상품권 사용량이 적은 가맹점들은 일단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월드의 경우 상품권 형태로 들어오는 입장료 수입이 한 해 수백만 원에 불과하다.
인터넷 쇼핑몰 중 다음과 인터파크 등은 오히려 상품권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