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18일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내정자를 둘러싼 몇 가지 미스터리가 논란이 됐다. 병적기록부 기재 오류와 두 딸의 외국어고 편입학 문제, 교육부총리 자질 문제 등이 쟁점이었다.
큰딸 관광비자로 일본 유학=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김 내정자의 큰딸(22)이 1999년 관광비자로 출국해 일본의 외국인학교를 다녔다며 이는 외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외국어고 편입 조건을 갖추기 위해 탈법 유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김 내정자의 큰딸은 1999년에 4개월, 2000년에 5개월간 각각 일본에 체류했다.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인 2000년 6월 서울 대원외고에 해외귀국자 수시입학제도를 통해 1학년생으로 편입했으며, 이후 어문계열이 아닌 이화여대 사회과학부에 진학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1999년에는 학교 측에서 갑자기 인터뷰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관광비자를 받았다며 내가 일본 게이오대 교환교수로 가면서 함께 있었고 부모를 따라서 가는 것은 100% 합법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은 김 내정자가 두 딸을 모두 외고에 편입학시킨 것은 경쟁력 있는 학교에 보내야 되겠다는 뜻 아니었느냐며 정부가 고수하고 있는 고교 평준화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김 내정자는 그런 생각도 있었겠지만 아이들이 외국 생활을 두 번이나 하면서 너무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비슷한 경험을 한 아이들이 많은 학교에 보내고 싶었다고 했다.
병적기록표 학력 중졸=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김 내정자의 병적기록표 사본을 공개하고 병적기록표에 내정자의 학력이 중졸로 돼 있으며 키 몸무게 시력 등 신체검사 내용이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 측은 이 외에도 병적기록표 작성 일자와 사진이 없고 본적지 면장이 아닌 경북지방병무청장의 직인이 찍혀 있는 등 이상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병무청 기록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신체검사에서 현역 복무가 가능한 3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으나 대학 재학 중이던 1976년 방위병으로 입대해 육군 제50사단에서 1년 1개월간 복무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나는 병적기록부를 본 적도 없고 작성에도 간여하지 않았다. 다섯 살 때 사고로 손가락 2개를 잃었고 다리에도 수술 자국이 있다며 병역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유기홍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30년 전 병적기록표라 불완전한 게 많고, 당시에는 대학생은 현역 입영 대상이라도 방위병으로 배정받는 일이 많았으며, 김 내정자는 병역 관련 로비를 할 만한 생활 형편도 아니었다고 김 내정자를 옹호했다.
여야 코드 인사 공방=이날 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내정자의 교육부총리 지명에 대해 부적격자를 내정한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고 공격했으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적절하게 잘 임명된 인사라고 맞받아 여야 간 논란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김 내정자는 1996년 논문에서 교육의 자율 경쟁을 강조했으나 지금은 자립형사립고 확대 반대 등 과거의 소신과 배치된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을 그대로 수용했다며 소신이 아닌 정부 코드에 따라가는 것이 바로 코드 인사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교육부총리의 주요 덕목은 갈등 조정 능력과 추진력인데 김 내정자는 대통령정책실장을 거치며 훌륭한 갈등 조정 능력과 추진력을 보여 줬다며 김 내정자를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