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골프 온천 과일 숨겨진 명소

Posted May. 12, 2006 02:59,   

골프 온천 과일 숨겨진 명소

섬나라 일본에도 내해()가 있다. 혼슈와 시코쿠, 이 큰 두 섬 사이의 세토 내해가 그것. 일본 여행이 간토와 간사이 지방 등 혼슈 동쪽 지방에 치우친 탓에 혼슈 서쪽에 있는 세토 내해 연안의 주고쿠() 지방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그중 주코쿠의 오카야마() 현은 온화한 기후 덕분에 과일 왕국과 골퍼의 천국으로 불리는 곳. 해외골프 여행 붐에 힘입어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른 오카야마 현을 소개한다.

오카야마 현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조선통신사의 발길이 닿기 시작한 1600년대부터 교류해 왔다. 부산에서 쓰시마 섬을 경유해 세토 내해의 수로로 이동하던 일행이 에도를 향한 육로여행을 위해 상륙한 곳이 오카야마 현의 우시마도였다.

이곳에 남겨진 조선통신사의 유물은 지금도 잘 보존되고 있다. 한국 춤이 원형인 가라코 오도리는 매년 축제 때마다 재연된다. 우시마도의 가이유 박물관에 가면 통신사에 관한 유물과 자료도 볼 수 있다. 가이유()라는 이름은 1719년 통신사 일행이었던 신유한이 쓴 일본견문록 해유록()에서 유래됐다.

오카야마의 자연과 기후는 천혜로 불릴 만큼 좋다. 북으로 주고쿠 산맥, 남으로 세토 내해의 바다, 그 사이에 고원과 평지가 발달했으며 사계절이 분명하다. 연평균 기온이 17도이고 비가 적게 내리기로 일본에서 세 번째로 꼽힌다. 1년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으며 한겨울에는 북쪽 산악에서 스키도 즐긴다.

과일농사와 골프의 기후 조건은 비슷하다. 강수량이 적고 일조 시간이 길어야 하기 때문. 이곳의 포도와 복숭아는 당도가 높기로 이름났다. 골프장은 모두 55곳. 평지는 물론 현 북쪽 주고쿠 산맥의 고원까지 퍼져 있다.

오카야마의 랜드마크는 오카야마 시내에 서로 이웃한 전통정원 고라쿠엔과 오카야마 성. 고라쿠엔은 겐로쿠엔(이시카와 현) 가이라쿠엔(이바라키 현)과 더불어 일본의 3대 명원으로 불린다. 오카야마 성은 외벽을 검은 판자로 치장해 까마귀 성이라는 별명도 붙어 있다.

에도 시대에 막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직할 영지였던 구라시키(오카야마 시 서남쪽)에는 미관지구라는 전통가옥 동네가 볼거리다. 버드나무로 장식된 인공수로를 따라 들어선 옛집은 흰색 벽에 검은 기와로 지붕을 얹었는데 아직도 상점 여관 사무실로 이용된다.

일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온천. 유바라, 유노고, 오쿠쓰는 미마사카 3대 명천이라고 불리는 온천마을이다. 그중 유바라는 온천의 요코즈나(스모 챔피언을 지칭하는 말)라 불리는데 강상의 모래바닥에서 샘솟는 온천수를 돌을 쌓아 가두는 방식으로 만든 노천탕 스나유로 유명하다.

세토 대교도 필수 여행코스다. 혼슈와 시코쿠를 잇는 9.4km(해상구간)의 거대한 복층 다리로 고지마 반도의 와슈 산에 오르거나 고지마 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감상할 수 있다.



황규화 gh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