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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월드컵 고속 무회전 킥 통할까

Posted April. 29, 200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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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킥의 세계.

순간적인 임팩트를 받고 발끝을 떠난 공은 다양한 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1997년 6월 4일 프랑스 4개국 초청대회 브라질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브라질의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쏜 수비벽을 완벽하게 옆으로 돌아가는 일명 UFO슛은 전 세계 축구팬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과연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어떤 키커가 현란한 킥을 선보일 것인가.

이탈리아 피를로-브라질 주닝요 선봬

최근 국제축구무대에서 눈에 띄는 킥은 고속 무회전 킥이다. 이전까지 프리킥의 달인들은 발의 인사이드나 아웃사이드를 이용한 킥을 선호했다. 이 같은 공은 회전하며 날아가다 골대 부근에서 곡선을 그리며 휘어지고는 했다. 킥의 방향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골대 구석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고속 무회전 킥은 골키퍼 정면을 향하는 때도 있다. 고속 무회전 킥의 특징은 야구의 너클볼처럼 회전 없이 날아가는 반면 진동이 심하다는 데 있다. 골키퍼 눈앞에서 공이 흔들리거나 아니면 갑자기 뚝 떨어지기도 한다. 마지막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어 골키퍼가 당황하게 된다.

이 같은 킥은 공의 한가운데를 정확히 차는 게 핵심.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 프리킥의 마술사로 불리는 브라질의 주닝요 등이 이 같은 프리킥을 선보였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도 이 킥을 시도했다. 피를로는 발가락 3개를 이용해 공의 중심을 맞힌다며 이때 중요한 건 자세라고 설명했다. 자신은 오랫동안 이를 연습했다고 밝혔다.

시속 108 UFO킥 다시 나올까

축구공이 휘는 것은 베르누이 정리와 매그너스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축구공이 회전하면 축구공 주변 공기 압력에 변화가 생기고 공은 공기의 흐름이 빠른 쪽으로 휘게 된다.

물리학으로 보면 당시 카를루스의 프리킥은 초속 30m(시속 108km) 이상의 속도에 초당 10회 정도의 회전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서는 회전을 걸면서 강하게 차는 기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회전을 시키면서 동시에 강하게 차는 것이 어렵다는 점. 일반 킥을 할 때는 능히 시속 135km의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회전하면서 시속 108km 이상을 낼 수 있다.

국내 유명선수 중 빠른 슛은 130km 안쪽으로 알려져 있다. 이론상으로는 이 같은 고속킥 능력이 있다면 카를로스의 슛에 도전할 만하다.

2에 울고 웃는 프리킥

잉글랜드 데이비드 베컴 등 프리킥 달인들의 경우 대략 2333m에서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축구공이 골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700.95초다. 공의 평균속력은 118125km였다.

정확한 프리킥을 위해서는 차려는 부분과 발을 갖다대는 부위의 오차가 2cm를 넘지 않는다.

임팩트 순간 다리 전체에 진동이 오지 않고 대부분의 힘이 발에 전달되는 스위트 스폿에 공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도움말=이인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