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는데도 그들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여자농구 신한은행 전주원(34)은 5월 여름리그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22일 뜻 깊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농구 선수 출신인 신한은행 개인고객그룹 이순희(54) 영업본부장을 찾아가 축하 인사를 드린 것.
부상으로 은퇴 행원으로 제2의 인생
1970년 조흥은행에 농구선수로 입행한 이 본부장은 3년을 뛰다 무릎을 다쳐 일반 행원으로 옮겼다. 40년 가까이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끝에 이달 초 통합 신한은행 인사에서 홍일점으로 35개 지점을 관리하는 본부장에 발탁됐다.
전주원은 이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며 운동하신 분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높은 자리에 올라가시기 쉽지 않았을 텐데라며 말문을 열었다.
숙명여중 1학년 때 취미 삼아 농구를 시작해 숙명여고에서 키가 커(171cm) 센터로 활약한 이순희 본부장은 요즘과 달리 학창 시절에 운동을 하면서도 밤새 공부도 한 덕분이라며 주위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농구를 하면서 배운 팀워크의 중요성과 남을 위한 희생정신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늘 가슴 속에 새겨뒀다고 덧붙였다.
두 살 된 딸을 둔 전주원과 딸 셋을 가진 이 본부장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어려움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가족의 희생이 없었거나 시어머니가 돌봐주시지 않았다면 혼자 힘 갖고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내 딸도 전주원 열성팬이야
알 고 보니 이 본부장의 큰 딸은 전주원도 잘 아는 자신의 팬클럽 열성 회원. 이 본부장 모녀가 모두 전주원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었던 것.
이 본부장은 4월1일 신한-조흥 통합 은행이 출범하니 만큼 농구단이 두 은행을 하나로 묶는 데 앞장서기를 바란다며 응원단도 두 배로 늘어났으니 더 잘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1984년 해체된 조흥은행 농구단은 정상의 팀이었으니 농구단도 선배들의 전통을 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여자농구에서 신한은행을 우승과 준우승으로 이끈 전주원은 선배님이 계셔 더욱 든든하다면서 더욱 노력해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