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0요미우리)이 홈런 2개 포함해 4안타와 5타점을 혼자 올리며 한국의 8강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과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예선 2차전.
이승엽의 독무대였다. 3번 지명타자 이승엽은 1회 1사 3루에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이승엽은 3회 1사 2루에선 중국 선발 천쿤의 몸쪽 높은 변화구를 노려 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비거리 120m.
6회 적시타로 1타점을 보탠 이승엽은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라이궈준을 상대로 이번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을 때렸다.
이승엽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중국을 10-1로 대파하고 5일 일본과의 3차전에 관계없이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승엽의 활약이 고무적인 것은 도쿄돔이 올해부터 이승엽이 사용할 홈구장이기 때문. 올 초 일본 롯데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승엽은 경기 후 팀을 옮긴 만큼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겨우내 더욱 노력했다. 도쿄돔에서 홈런을 치니 좋은 이미지가 생기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엽은 1일 도쿄돔에서 열린 전 소속팀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도 1회 선제 홈런을 날렸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 역시 이승엽의 활약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했다는 게 일본 스포츠전문지들의 보도.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 후 기자들로부터 이승엽의 홈런 소식을 들은 하라 감독은 정말인가. 대단하다. 요미우리 감독으로서 아주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1루 라이벌 조 딜런은 허리 부상 중이어서 이승엽의 활약은 주전 경쟁에서 한결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일본은 이어 열린 대만과의 경기에서 14-3으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며 8강에 합류했다.
일본 5번 타자 다무라 히토시(요코하마)는 중국전 홈런에 이어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1회 3점 홈런을 쳐내며 한국의 요주의 선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일본의 간판스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는 2경기에서 10타수 2안타(타율 0.200)에 2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