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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도 목마르다

Posted January. 24,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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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상대가 정말 빠르더군요

태극기를 휘날리며 코트를 뛰어다니고 싶었는데.

한국 최초로 전영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한 이현일(26김천시청사진). 23일 영국 버밍엄에 열린 남자단식 결승이 끝난 뒤 만난 그는 패배가 무척 아쉬운 듯 했다. 경기 전 숙소에서 체육관을 향하면서 우승 세리머니까지 생각해 봤다고 하니 그럴 만도 했으리라.

승부에 대한 부담은 없었고 후회 없이 뛰려고 했는데 상대가 너무 빨랐어요.

이현일은 배드민턴 남자대표팀에선 최고참이지만 신세대로 불린다. 뭔가에 구속받기 싫어하며 개성을 강조하는 것. 그래서 귀걸이까지 하고 다닌다. 2년 전 그가 처음 귀걸이를 했을 때 대표팀은 발칵 뒤집어졌다. 배드민턴 대표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운동만 잘하면 되지 귀고리한 신세대

그래도 이현일은 운동만 열심히 하면 그만이라면서 귀걸이를 고집했다.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한편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를 앞두고는 번지점프를 하다 다쳐 2개월을 쉬기도 했다.

진짜 프로선수라면 훈련할 때 집중해서 하고 놀 때는 확실하게 놀아야죠. 누구 눈치 볼 필요 없이 할 일만 확실하면 그만 아닌가요.

따라서 이현일은 운동에만 목을 매는 다른 선수와 달리 슬럼프 탈출도 빠르다. 2004아테네올림픽 16강 탈락 후 낙담해 6개월 동안 원 없이 쉬는 바람에 체중이 8kg이나 늘었으나 지난해 후반기 코트에 복귀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9월 텃세가 심하기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오픈에서 한국 선수로는 첫 정상에 오른 뒤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12월 도하아시아드 단식서 따야죠

이번에 한국 배드민턴의 역사를 다시 쓴 이현일의 목표는 12월 카타르 도하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한국은 그동안 전영오픈 여자단식과 남녀복식, 혼합복식 등에서 우승했지만 남자단식은 1986년 성한국, 1996년 이광진과 박성우가 4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큰 대회를 앞두고는 손톱을 안 자르는 징크스가 있어요. 이제 손톱 깎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야죠. 어느새 길게 자란 손톱을 매만지는 이현일은 벌써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현일(26김천시청)이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오픈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서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랭킹 5위 이현일은 23일 영국 버밍엄에서 끝난 남자단식 결승에서 2004년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린단(중국)에 0-2(7-15 7-15)로 졌다.

한편 중국은 가오링-황수이 조가 여자복식 6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것을 포함해 전체 5개 종목에서 4개 종목 우승을 휩쓸었다. 한국은 남자단식 준우승과 혼합복식, 여자복식 3위에 머물렀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