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에서 재즈는 삶 그 자체입니다. 좋은 일이 있어도, 슬픈 일이 있어도 우리는 재즈를 연주하지요. 결혼식과 장례식, 심지어 이혼할 때도 재즈로 우울한 기분을 달랩니다.
뉴올리언스의 대표적 차세대 재즈연주자로 꼽히는 팀 로플린(42사진) 씨. 이미 재즈 음반을 10장이나 발표한 그가 요즘은 뉴욕 맨해튼 클럽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한다.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 재즈 클럽 대부분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31일 맨해튼의 한 카페에서 만난 로플린 씨는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 중남미 순회공연 중이었다며 밤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발만 동동 굴렀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로 돌아올 수 없었던 그는 현지에서 미 국무부 요청으로 뉴올리언스 구조 활동을 도운 중남미 국가들을 돌면서 보은의 재즈콘서트를 가졌다.
로플린 씨 집은 다행히 아파트 3층이어서 약탈 피해만 보는 데 그쳤지만 이웃들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의 피해는 엄청났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 11월에는 뉴올리언스에서 동료들과 함께 재즈연주를 통해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퍼레이드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것을 치유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로플린 씨는 조만간 뉴올리언스로 돌아가 누구보다 더 재즈를 잘 이해하고 좋아하는 그곳 사람들을 위해 연주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는 몇 년 전 일본에서 재즈공연을 한 적이 있다며 이번 카트리나 복구에 많은 도움을 준 한국에서도 기회가 닿으면 재즈 연주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로플린 씨 개인홈페이지(www.timlaughlin.com)를 방문하면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