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는 순수하다?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 수없이 등장하는 킬러들을 떠올리다 보면 이들이 가진 어떤 단순성이 공통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인간의 행태 중 가장 극단적 행위인 살인을 수행하는 킬러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었을까, 왜 죽이라고 의뢰했을까 등을 고민하며 살인하는 킬러는 없다.
단순하게 생각한다. 오로지 눈앞의 너를 없앨 뿐이다.
그래서인지 극중 킬러들은 잔혹한 살인 능력과는 상반되게 아이처럼 순수한 성격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형사의 강동원(24), 레옹의 장 르노(57)처럼 말이다. 그런 킬러들끼리 사랑에 빠진다면 어떤 빛깔일까?
MBC 베스트극장은 17일 킬러들의 가슴 저린 사랑을 그린 메이, 준(밤 11시 45분)을 방영한다. 이 드라마는 올 6월 종영한 MBC 드라마 환생-NEXT의 연출을 맡았던 박재범 PD와 MBC 베스트극장 늪으로 제44회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2004년)에서 최고 작품상인 골드 님프 상을 수상한 도현경 작가가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어린 시절 부모가 총살되는 모습을 목격한 후 외국으로 이민가 킬러로 키워진 메이. 역시 외국에서 성장하며 킬러로 살아온 준은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다. 둘은 우연히 같은 호텔에 머물게 된다. 흐트러짐 없는 단정한 모습의 메이와 사교적이고 나른한 느낌의 준. 외모와 성격은 다르지만 킬러로서 살아가는데 회의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연한 만남이 반복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직업은 모른 채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각자 마지막 임무만을 남겨 놓은 메이와 준. 일이 끝나면 여행을 떠나기로 약속하지만 두 사람의 약속은 이루어지지 못한 채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
차가운 매력을 내뿜는 여자 킬러 메이 역에는 탤런트 박예진(24)이 캐스팅됐다. 털털하고 허물없는 친구 같은 킬러 준 역은 가수 신성우(37)가 맡아 밝은 듯하지만 상처로 가득한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