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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일 따라 월급 달라진다

Posted December. 09, 200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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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로자들에게 2차 임금혁명이 시작됐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들은 전통적 호봉제에다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성과급제를 접목한 1차 임금혁명을 거쳤다.

이에 따라 높은 실적을 올린 직원과 낮은 실적을 낸 직원 사이의 임금 격차가 커졌다.

이런 성과급제 도입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일부 기업들은 새로운 임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맡은 일의 가치에 따라 임금에 차등을 주는 직무급제가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사람 중심에서 일 중심으로 임금을 정하는 기준이 옮아가는 이번 임금체계의 변화를 한국의 2차 임금혁명이라고 부른다.

직함과 임금이 분리되다 보니 승진의 의미도 달라졌다. 업적 역량고과 어학점수 등을 고려한 진급 심사제도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팀장이나 부장이 공석이 되면 후보자 중에서 적임자가 이 직함을 물려받을 뿐 급여 수준에는 변화가 없다.

CJ 태평양 오리온 삼양사 외환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은 지난 35년 사이 직무급제 임금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풀무원, 삼익LMS 등 중견기업으로 직무급제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다.

직무급제 도입은 임금 평등주의를 깨야 하기 때문에 노조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 하지만 노조의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무급제가 제대로 정착되면 한국 사회의 임금 유연성을 높여 실업이나 비()정규직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LG경제연구원 이춘근() 상무는 업무 기여도나 성과에 따라 임금 수준을 조정할 수 있으면 기업이 나이 든 직원을 해고하거나 비정규직을 뽑을 필요가 줄어든다면서 직무급제는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김선미 sanjuck@donga.com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