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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장미란

Posted November. 17, 200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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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부 장미란(22원주시청)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장미란은 15일 국제역도연맹(IWF) 100주년을 기념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 최중량급(75kg 이상급) 용상과 합계에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장미란은 2000년 6월 전국여자선수권대회에서 당시 올림픽 대표이던 문경애의 용상 한국기록에 타이를 이루며 한국 역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고교 2학년이던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여성으로 거듭났다.

장미란의 쾌거를 둘러싸고 가장 주목되는 점은 당분간 세계무대에서 그에게 맞설 상대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해 아테네올림픽에서 판정시비를 불러일으키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탕공홍(중국)은 지병으로 선수생활을 접을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탕공홍과 함께 중국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세계랭킹 3위 딩메이유안(26)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급격히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마카오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맞붙어 장미란에게 합계 15kg 차로 패했다.

또 다른 경쟁자로 꼽히는 세계랭킹 2위 셰릴 하워드(미국)와 5위 아가타 로벨(폴란드)은 매 대회 기록이 합계 290kg 미만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기량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을 자아내던 세계랭킹 4위 올하 코로브카도(우크라이나)도 뚜껑을 열어보니 이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인상에서 우승한 무슈앙슈앙(21중국)은 국제무대에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출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아직 기량이 장미란보다 한 수 아래다.

장미란이 한달 사이에 전국체전, 동아시아대회, 세계선수권의 3개 대회에 출전하는 전례 없는 강행군을 치러내고도 이번 대회만을 바라보며 컨디션 조율만 해온 무슈앙슈앙을 꺾었다면 두 말이 필요 없는 셈. 한 차례 대회에 출전하면 적어도 2개월은 컨디션을 조율해야 최고의 기량을 다시 낼 수 있는 게 역도에서는 정설이다.

장미란이 세계 1인자로서 해내야 할 마지막 숙제는 세계기록 경신. 현재 자신의 합계 최고 기록은 아테네올림픽에서 세운 한국 기록 302kg. 탕공홍의 세계 기록(305kg)에는 3kg이 모자란다.

장미란이 지난 달 전국체전에서 용상 한국기록을 세우며 기록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기록 수립도 그다지 멀지 않아 보인다.



이헌재 uni@donga.com